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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2020년 6월 5일

예천 갈만한곳 예천 여행코스

예천 용궁역ㅡ토끼간빵ㅡ예천맛집(박달식당. 용궁순대)ㅡ삼강주막마을(삼강문화단지)

ㅡ예천 남악종택(한옥스테이) 숙박ㅡ용문사(윤장대)ㅡ초간정

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이색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경북 예천에 있는 400년 이상 오래된 고택 체험으로 남악종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한옥스테이를 하고 왔습니다. 예천에는 여러 번 다녀왔지만 이전에 들르지 못했던 곳을 여행하고 문화재로 지정된 한옥에서 하룻밤 보내면서 홀로 여행자의 자유로움을 만끽했습니다. 가족여행지는 물론 예천 1박2일 코스로 계획을 잡으신다면 고택에서 숙박을 추천합니다.

400년 숨결, 고택에 머물다

예천 남악종택-국가민속문화재 제248호

의성김씨 남악종택으로 남악 종택은 조선 전기 문신 남악 김복일의 종택입니다. 병자호란 때 중국 청나라에 항복하는 것을 반대했던 신하인 불구당 김주가 태어난 곳입니다.

지붕을 고칠 때 발견된 기와에서 인조 12년 용문사 승려 운보가 조성했다는 기록이 나와 연대가 1600년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종택은 낮은 야산을 배경으로 동남쪽을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면 9칸, 측면 7간의 ㅁ자형 구조로, 안채와 사랑채 앞으로 ㄱ자로 된 초가 문간채가 두었습니다. 특히 지형의 높낮이에 따라 안채, 사랑채, 문간채의 높이를 조절해서 시야를 확보하고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드는 구조입니다.

airbnb(에어비앤비) 숙소

전화번호:김위매 종부님 010-5880-4612

참고: 먹거리는 미리 필수. 주변에 편의점이 없습니다.

잠을 잘 수 있는 방은 2개로 초가집에서 자야 합니다.

(욕실 외부, 주방 외부) 400년 전 고택에서 즐기는 시간 여행이니 불편함은 감수해야 합니다.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힐링 여행지로 충분하고 고택의 곳곳이 사진 찍기 좋은 곳입니다.

남악종택의 특징

안채에 들어서면 네모난 마당이 깊고 고개 들어 보면 하늘도 네모입니다. 뒷산의 물을 마당까지 이어져 졸졸 시원한 물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유년시절 내가 살던 고향집과는 다른 형태인데요. 마루에 특이한 자국이 있었는데요. 쪽마루마다 움푹움푹 패인 자리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선조들이 모기를 쫓느라 쑥을 불 피워 놓았다가 태운 흔적이라고 하네요.

이날 종손님께서는 고서적을 번역하고 계셨어요. 오래전 한자의 서체마다 읽기 어려운 것을 직접 새로 써 서 번역하신답니다. 한시를 즐겨 쓰신다고 하십니다.

남악 종택에서 숙박할 수 있는 곳은 보이는 초가인데요. 호미는 오른쪽 문간방에서 잤어요. 이곳은 작아서 혼자나 두 명이 이용하면 딱 좋아요. 대문 왼쪽으로 마구간이 있었고 그 옆으로 부엌이 있고 방이 있습니다. 고택에서 하룻밤이지만 초가에서 하룻밤 자는 거예요. 문간채와 안채 사이에 마당이 있어 작은 화단을 꾸며 놓았습니다. 요즘 낮달맞이꽃이 한창 만개해서 회색빛 기와집과 초가와 잘 어울립니다.

에어비앤비 airbnb
외국인들은 물론 한국인들의 특별한 체험

숙박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주방은 외부에 있고 샤워실은 초가인 문간채에서 안채로 들어가는 오른쪽 외부에 있습니다. 샤워시설과 세탁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부자리와 침구는 종부님의 성격처럼 아주 깔끔했습니다. 날이 추울 때는 불을 지펴 온돌방을 데워 뜨끈하게 잘 수 있습니다. 제가 머문 날은 수은주가 30도를 훌쩍 넘기는 무더운 날씨여서 온돌에 요를 깔고 얇은 이불을 덮었습니다.

방마다 창이 많아 창을 열면 정원이 보이고 바람도 시원하게 맞바람이 불어와 큰 더위를 느끼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에어컨은 없지만 필요하면 선풍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택체험에서 전통혼례복장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용하면서 한국의 전통을 체험하는 것을 재미있어 한다고 해요. 한국인 이용객들도 옷을 갈아입고 한복체험처럼 즐기며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사랑채 가학루

김종헌 종손께서 사랑채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랑채 아래 기둥을 보면 굽은 자연목을 이용해서 누각처럼 지은 형태이고 가학루(駕鶴樓)가 다른 부분에 비해 장대하게 지어져서 또 하나의 특색을 이룹니다. 완연한 다락집형으로 앞쪽에 누하주(樓下柱)를 세웠습니다. 누하주의 굵은 기둥이 세월을 그대로 젖어들어 나뭇결이 세로 줄리 금이 가 있습니다. 사랑채에만 방이 무려 9칸이 있는데요. 이를 3포집이라고 합니다. 종손께서 특히 사랑채와 문간채 거리를 좁힌 것을 강조하셨는데 이는 신분의 격을 두지 않기 위해 최소한 사람이 드나들 정도로 문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양반가의 신분은 일반인들과 격차를 두었습니다.

고택을 들어서는 입구에 커다란 나무 아래 꽃들을 조성해놨고 그네가 있어 이곳에서 그네 타는 모습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분홍 낮달맞이꽃이 만개해서 화사함과 함께 노거수와 함께 잘 어우러집니다.

호미는 이날 가면서 먹거리를 미처 준비해 가지 못했는데 안채 마루에 있는 탁자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요. 웰빙 반찬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까지 대접해 주신 종부님 너른 마음에 감사했지요. 호미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설거지였습니다. 저녁을 물리고 냉큼 주방에 들어가서 설거지를 도와드렸습니다.

고택의 밤
개구리와 새소리의 정겨운 소리들

여름 해가 길었는데 밥을 먹고 얼마 안 되자 어둠이 내립니다. 고택에서 맞이하는 밤은 정말 특별합니다. 밤하늘이 유난히 맑아서 별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이때 마을 논에서 들리는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시끄러울 정도였지만 모처럼 듣는 시골의 정겨운 소리였습니다. 고택의 밤이 깊어갈수록 고택의 기와와 밤하늘이 운치를 더해줍니다. 안채의 대문을 닫고 문간채로 이동합니다.

밤늦게까지 종부님과 담소를 나눈 뒤 문간방으로 잠을 청하러 들어갑니다. 야심한 시간이지만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문간채에도 또 다른 대문이 있습니다. 대문 밖에서 빛이 반사되는 마당을 거닐며 어둠 속에 돌담 옆으로 핀 꽃들을 감상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깊었는지 자정이 넘어서 잠이 들었네요.

새소리에 하루를 시작하다

새벽 4시경 새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바깥은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입니다. 이 좋은 곳에 와서 늦게까지 잔다는 것은 고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개구리 소리가 여전히 들리는 가운데 여명이 다 밝아 올 때까지 마을 길을 산책하면서 사진과 영상으로 지금 순간의 자연의 소리와 자연 풍경을 다 담고 싶었습니다.

오전 8시경 종부님께서 정성스레 아침을 차리셨네요. 호미를 위해서 고등어구이까지 내놓으셨어요. 호미가 이렇게 신세를 지게되니 감사한 마음에 아침 설거지도 도와드립니다. 호미의 예천에서 하룻밤은 친절한 어르신 덕분에 힐링과 여유를 느낍니다.

식사 후 차를 마시고 종부님에 대하여 이것저것 궁금해서 종부님의 삶을 엿보았습니다. 종부로서 삶은 정말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니까요. "내 집에 손님이 안 오면 그 집은 문을 닫는 것"이라고 남자라면 나가서 밥을 먹고 내 밥은 남 주라고 했다고 합니다. 2018 종가포럼이 <종가의 일상 세상 속으로 나오다>예천 반가 다과 상차림을 선보였는데요. 월과채, 과편, 모과차, 양갱, 대췅과, 호두정과, 서여병을 차려냈다고합니다. 종부들의 모임에서 활동도 하시고 교류를 나누신다고 했습니다.

종손이신 김종헌 어르신께서는 한문과 추사체를 게을리하지 않고 계십니다. 또한 예천 남악종택에서는 예천박물관에 조선 시대 첫 금속활자인 계미자(1403∼1420)로 인출한 농서 사시찬요를 비롯한 유물 2천여점을 기탁했습니다. 세계에서 3점만 남은 국보급 사시찬요, 보물급 입학도설과 맹자언해, 경북도지정문화재 금곡서당창립회문 등입니다.

고택체험할 때 종손께서 계시면 고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숙박만 하기보다 역사적인 의미와 우리 선조들의 지혜도 함께 배우면 좋겠습니다.

고책체험 한옥스테이

고즈넉한 고택의 회색 기와 담장. 오래된 장작 등이 감성을 돋는 풍경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고택에서 하룻밤 보내면서 종손님과 종부님의 넉넉한 마음과 고택을 보존하는 의미와 선조들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