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창령사 터 오백나한
쉬는날, 비가 와서 야외출사를 가지 못할 때나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면 가까이에 있는 부산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울산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등의 특별전시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러다 작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창령사 터 오백나한' 특별전시가 부산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습니다.
2019. 11. 28 ~ 2020. 02. 02
특별전 '창령사 터 오백나한'
영월 창령사 터에서 발굴된 오백나한이 주인공인 이번 전시는 불가의 진리를 깨우친 성자 ‘나한’이 평범한 우리의 모습을 닮아 있는 친근한 매력으로 많은 관람객들과 전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국립춘천박물관의 2018년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전의 부산 전시이다. 이 전시는 2018년 8월 국립춘천박물관을 시작으로 2019년 4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되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이번에 부산박물관에서 개최되게 되었다.
1. 성속을 넘나드는 나한의 얼굴들
전시 1부는 ‘성속(聖俗)을 넘나드는 나한의 얼굴들’이라는 주제 아래, 영월 창령사 터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과 현대미술가 김승영 작가가 우리들의 마음 속 깊은 수많은 감정의 층들을 끄집어내어 새긴 수천 장의 벽돌을 이용한 설치 작품 <Are you free from yourself?>을 함께 전시하여 과거와 현대가 서로 한데 어우러져 호흡하는 공간으로 기획된다.
전시공간은 옛 벽돌, 이끼, 잔디, 새소리 등 나한의 수행처인 자연 환경과 근접하는 실내공간을 재현하고 ,오롯이 나한상의 감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암흑과 같은 어둠 속에 성과 속의 경계에 있는 나한상 21점을 조명한다. 마치 ‘나한의 숲을 거닐 듯’ 전시장을 다니면서 벽돌에 새겨진 여러 감정이 담긴 글귀들을 읽으면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자기성찰과 치유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연출한다.
미소띤 나한
보주를 든 나한
선정에 든 나한
암굴 속 나한
가사를 쓴 나한
가사를 두른 나한
이렇게 집중해서 전시를 관람한 것이 오랜만이었습니다.
각각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 오백나한,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들었고, 무엇인가를 한참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특별전시 '창령사 터 오백나한'
수행하는 나한
수행하는 나한
수행하는 나한
수행하는 나한
가사를 두른 나한
손을 모은 나한
두건을 쓴 나한
정진하는 나한
정진하는 나한
첫번째 전시공간의 우측 끝으로 가면 또 다른 전시공간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2. 나한 신앙, 그리고 창령사 복을 구하고 안녕을 바라다
전시 2부는 ‘나한 신앙 그리고 창령사: 복을 구하고 안녕을 바라다’라는 주제로, 나한상의 감상을 위해 배제한 나한의 신앙, 복식, 창령사 등에 관한 설명과 영상을 전시한다. 또한 웃고, 인상 쓰고, 즐거워하는 표정의 나한상들을 전시하여 해탈에 이른 나한이 우리들과 닮아 있으며 우리들도 나한처럼 깨달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한(오백나한)이란?
나한은 아라한의 줄임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르핫, 아르한을 한자로 음역하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불교의 성자를 말합니다.
<증일아함경>에서는 부처 입멸 뒤 그의 말씀을 경전으로 편찬하기 위해 모인 가섭을 비롯한 500명의 제자들이 곧 오백나한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창령사 터는?
영월 주민 김병호 씨가 창원리에서 나한상을 발견하면서 2001년과 2002년에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하였습니다. 창령사는 발굴 자료와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고려 후기에 창건되어, 조선 중기에 폐사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