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어린이집에서 영유아 건강검진 할 때 음식 알레르기 반응 검사도 함께 받을 수 있는 안내문이 왔지요.

나로는 아토피도 없는 체질이고

여지껏 딱히 뭘 먹고 탈이 난 적도 없었기에...

그리고 나름 아이의 음식 섭취 만큼은 자신하고 있다는 엄마의 오만함과

5만원이였나 7만원이였나... 하는

검사 비용을 듣고 바로 나로가 꼭 해야 될 이유가 있냐는 듯 말하는 아이 아빠와 싸우기가 싫어

검사를 안하고 넘어갔더니 이런 사단이 났네요.

나로는 복숭아 알러지가 있는겁니다.

그것도 복숭아맛이 나는 아이스티 캔 음료를 하나 먹었는데 입술부터 눈가, 귀와 목, 그리고 다리까지 붉은 반점이 올라오기 시작해요.

외할머니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목이 마르다는 아이에게 맥콜과 복숭아맛 아이스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마시게 했어야 했는데 아이는 맥콜을 원했고 엄만 그나마...... 탄산이 없단 이유로 아이스티를 따서 아이에게 건네줬죠.

한 모금 두 모금....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마치 산모기에 물린 것 처럼 붉게 부풀어 오르더니

입술은 정말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밖에서 있다 이렇게 된거기 때문에 모기에 물린건지 알러지 반응인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집에 와서 일단 모기 물릴 때 발라주었던 연고를 발라 줬고

아이에게 간지럽냐고 물으니 간지럽진 않다고 해요.

그래서 붉은 반점을 손가락으로 눌러 봤는데 붉은 기운이 눌러도 사라지질 않더군요.

덜컥 겁이 나서 밤 8시 반에 병원으로 아이를 데리고 갔어요.

평일 날 9시까지 진료를 봐주는 병원인데 혹시라도 일찍 닫고 갔음 어쩌나 가슴이 두근두근-

음식물 알러지가 심할 경우 호흡 곤란까지 이어질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습게 보면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더 겁이 나더군요.

선생님께 보여드리며 오늘 먹은 식단, 음식들을 줄줄 불러댔죠.

그리고 예상 했었지만 복숭아맛 아이스티를 마셨다고 말씀드리니 O.K! (원인을 잡았다는거죠!)

그럼 나로는 평생 복숭아를 먹으면 안되는 거냐고 물으니 지금은 이래도 나중에 자라면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또 우리 몸의 장기는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반복이 되었을 때 똑같이 반응하는 경우가 있어 계속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요.

또 피부적인 문제로 나타나지 않고 설사를 하는 등의 증세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고요.

당장 바르는 연고는 필요 없다고 이야기 하시고 먹는 약이 나왔어요.

더우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온도 조절은 시원하게 해주고

껍질에 털이 난 살구, 복숭아, 키위 등의 과일은 NO! 유제품도 NO! 매운 음식도 NO!

그리고 약 먹고 하루가 지났는데도 이렇게 갑자기 반응이 확 오면 빨리 병원에 와서 약을 조절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으시네요.

아이가 아프면 아이 아빤 엄마를 원망하고 엄마는 신랑을 원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때!!!!! 그깟 몇 만원 아까워 말고 검사 했음 이렇게까지 애 얼굴이 안됐을텐데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래도 진정 하기로 했어요.

약 먹고 좀 가라앉긴 했으니까요.

다만 자면서 날카롭게 짜증내고 울며 10번 가깝게 울고 깨는 바람에 힘들긴 했지만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아이 얼굴부터 확인했어요.

휴, 다행히 붉은 반점은 거의 사라졌네요.

선생님께 섭취하면 안되는 음식물 목록을 적고 약도 챙겨 등원 고고-

그런데 3시 반쯤 선생님한테 전화가 와서는 아이 얼굴이 또 빨갛게 올랐다고 서둘러 병원에 가야겠다고 하시네요.

나로네 원에서는 첫 달 시작 무렵에 식단을 짜서 나눠주시기 때문에

오늘 식단을 확인했는데 별다르게 문제 될 재료가 없었는데 또 이렇게 되니 당황;;;;;

서둘러 조퇴 시켜 병원으로 가니 고단백질인 두부를 먹은 것이 좀 안좋게 영향이 미친 것 같다며 알러지 약 추가하여 약 조제-

내일 또 한 번 이렇게 뒤집어지면 그 땐 주사 처방과 스테로이드 성분약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하시네요.

냉찜질 꾸준히 해주고 약먹고 음식 조절 해주고 하루 지켜보자고 하시는데 또다시 검사 안한 후회와 분노가 부글부글-

아이 낫는대로 알러지 반응 검사부터 받아야겠어요.

다신 아이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중이염 겨우 나아서 엊그제 약통 싹 버리고 홀가분한 기분 느꼈는데

이번엔 알러지라니......

정말 아이 키우다 보면 하루 하루가 사건 사고고 전쟁이고 바쁘고 특종이네요.

이 지겨운 잔병치레들!

아이스티 우습게 봤는데 아이는 조심해야겠어요.

+그나저나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먹이면 심해질까봐 겁이 나니....

정작 아이 저녁 반찬으로 먹일 게 채소 밖에 없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