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묵었던 al-sada hotel..

깨끗이 보수하고 루프까지 만들어 분위기는 무척 좋아졌다.

친절했던 매니져 아저씨는 그만 뒀다하고...

그래도 새로운 매니져도 무척 친절하고 웃음이 많다.

정원 테이블에 앉으니 아침을 주는데 메뉴는 항상 비슷하지만 빵이 좀 뻣뻣..

그래도 정이 들어서인지 먹을만하다...

따뜻한 한잔의 티라면 다 용서되는 아침이니까....

                                                 
괜히 들뜨는 마음으로 숙소를 나와 나벡 가는 버스를 타는 가라지로 가기 위해 세르비스를 타고..

짐이 좀 많아 걱정했는데 사람이 많지않아 다행이었다.

큰길에 내려주더니 기사가 큰 버스르르 가리키며 그 것을 타란다.

전에 작은 버스를 탔는데.

의심쩍어 물어보니 나벡 간다고..

세르비스가 아니라 짐칸이 있으니 짐 넣기도 수월해져 다행이다.

20분쯤 기다려 자리가 거의 차니 출발이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이 낯익다.

그래... 저런 풍경이었지..

새삼스러워지며 가슴도 콩당콩당... 정말 그리운 고향집 찾아가는 느낌이랄까....

나벡에 도착하니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는 할아버지가 '마르무사' 하더니 자기 차를 타란다.

바퀴가 있으니 굴러가지 싶은 낡은 차...

300sp를 부르기에 바가지가 아니라 신뢰감이 생겨 할아버지차를  일단 탔는데 갑자기 마을로 들어거 경적을 누르니 한 집에서 꼬마아이가 나온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주고받더니 커다란 양푼 같은 것에 밥과 감자튀김, 빵을 담아나와서는  

할아버지에게 전해주고는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본다.

일하는 할아버지의 점심을 챙기는 듯....

다시 출발해서는 조수석에 앉은 내게 그릇을 주더니 자꾸 먹으란다.

튀겨낸 감자가 따뜻해 집어먹었더니 고소하고 맛있었다.

쉴새없이 먹으라기에 할아버지도 드리고 우리도 먹고.... 완전 런치제공의 택시였다.

할아버지라 차의 속도도 느려 굽이굽이 경치를 음미하며 가니 더 좋았다.

입구에 도착하니 명함을 주며 나갈 때 연락하라고 몸짓 손짓으로.... 고마운 할아버지다.

조금 걸어 가니 마침 샵이 열려있다.

들어가니 요셉 수사님이 계시다 눈이 둥그래진다.

기억한다며 아는 척을 하시며 놀라는데 어지나 반가운지... 작년보다 살이 많이 빠지고 피곤해보였지만 그모습 그대로시다.

샵은 좀 달라졌는데 한 가운데 작년에 석달 머물던 헝가리인 처비가 만들던 마르무사 모형이 완성되어 놓여있었다.

사람을 만난듯 무척이나 반가웠다.
 

곤도라로 짐을 올려주실 것을 부탁하니 흔쾌이 오케하신다.

올라가니 곤도라에는 나무가 가득......     내리기도 애매해 고민하는데

수사님이 도움이 필요하냐?며 소리치셔 그렇다니 올라오셔서는 나무를 내리고 짐싣는 것을 도와주셨다.

짐을 실어놓고는 서서히 계단을 올라가자니

낯익은 풍경과 느낌이 이 곳에 다시 왔음을 실감케 한다.

까마득히 보이는 수도원을 보며 올라갈 것을 생각해 한숨쉬던 것도 작년 그대로이고.....

참 그대로구나....

저 산 위에 우둑 솟은 마르무사...

굽이굽이 오를 때마다 다가오는 그 모습이 눈물이 날만큼 반갑다.
 

남자쪽 숙소의 건물 공사도 많이 진척된듯하고

오가는 인부들도 긴가민가 낯익은듯 웃음도 보내고....

 허리를 완전히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는 이 낯 익은 입구...

들어서니 마침 항상 머리에 스카프를 쓰고 있던 죠지가 눈에 들어온다.

더구나 작년에 이 곳에서 생일파티를 했던 린까지..

둘이 너무 놀라며 반가워해 서로 포옹으로 인사를 했다.

죠지에게 부탁해 짐을 끌어올리고 수도원으로 들어섰다.

아 ... 너무 그리웠던 이 공기내음....

짐을 들고는 작년에 묵었던 방으로 가니 마침 비어있었다.

그 방,  그 침대.. 그대로 이곳에 머물게 된 것이다.

짐을 정리하고 잠시 쉬자니

이 곳에 다시 왔다는 것이 실감나며 잠시 멍해지기도 했다.

주어진 시간은 2주...

몸도 마음도 느슨하게 풀어놓고 이 시간의 여유를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