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20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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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블로그씨 설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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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행복한 일에 대하여 질문하셨네요.

호미는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부러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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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에 새롭게 이사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일거리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 또한 나만 겪는 것이 아니기에 그나마 잘 버텨오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토닥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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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웃음을 주는 것 중에 하나가

두 아들들이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도 그렇고

그동안 장성한 아들들에게 생활비를 고정적으로 받지 않았는데

이사 오면서 3식구 함께 살면서 생활비를 요구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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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돌아가신 아빠 없이 엄마 혼자 키우느라

미안하다는 마음으로 부탁 같은 것

특히 돈에 대한 것은 한 번도 요구한 적도 없었는데

과감하게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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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호미 나이가 올해 들어 59에요.

지난 세월들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었어요.

아들들에게 무슨 보상을 받기를 바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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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아빠와 사별이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왜 그토록 아들들에게 죄인처럼 살았는지

엄마는 늘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 여기저기 노화를 느끼다 보니

아들들에게 경제적 분담을 하자고 제안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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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이 부담스러울까 봐 한 번도 내뱉지 못한 말인데

선뜻 듣자마자 ok

오잉, 이렇게 간단히 되는 거였어?

어, 그렇다면 가사분담도 정해보자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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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다 큰 아들들에게 끼니를 매번

해다 받치는 것도 분담을 하자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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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은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하는 프로그래머이니

빨래 담당, 혼자 먹은 설거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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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휴일 없이 일하는 바쁜 관계로

쓰레기 버리기와 분리수거 가끔 마트에서 장 봐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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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냉장고에 먹거리 채우기 및

식구들이 먹을 수 있는 반찬 요리 해놓기

(올겨울엔 사골 우려내서 편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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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오기 전에 큰 아들의 부탁이

삼시 세끼 가족 모두 모여 식사하는 것을

자유스럽게 먹고 각자 치우자고 하네요.

그리고 가끔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자고요.

가만 생각해 보니 저를 위한 제안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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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난해부터 저는 살림으로부터

경제적으로부터 훨씬 자유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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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냉장고만 채워놓으면 되고

자신 일하느라 끼니 시간 맞추지 못하는 아들들과

밥 먹으라고 챙기지 않아도 되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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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가 엄마잖아요.

이전에 비해 여행도 많지 않은데

아들들에게 물어보고 식사를 챙겨주는데

이게 의무가 아니라 엄마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니

서로에게 고마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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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무조건 밥을 챙기는 주방 담당이 아니란 것

남편이 있었다면 이미 함께 했을 텐데

두 아들 혼자 키우다 보니 모든 것이 제 담당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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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원래 요리사 출신인데도 지금 하는 일이 워낙 바빠요.

경기도 하남시에서 음식 배달업을 하는데 배달원만 수십 명이라

코로나 시대에 더욱 바빠져서요. 쉬는 날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 아들에게 가끔 식사 시간이 맞아 해주면 저 또한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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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합니다.

이전에는 매번 끼니를 챙기는 것이 의무였고 당연시되는 거였는데

아들들과 대화를 통해 자유를 얻으니

식구를 위한 식사 준비가 훨씬 행복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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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라는 것은 알아서 해주는 것도 있지만

요구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식구니까 알아서 해주겠지,

엄마니까, 아들이니까

그냥 알아서 해주겠지 했던 거죠.

그러다 더욱 서운해지는 것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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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표현이고 행복도 표현 같아요.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따라

타협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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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면 더욱 한 사람의 희생만 있다면

누군가는 늘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어려움을 서로 터놓고 할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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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

누군가 덜어주길 바라지 말고

짐을 나누자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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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생일날이 다가오면 미리 선물에 대한 것을 논의해요.

이전에는 알아서 엄마 생일 챙기길 바랐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생일이 언제인데

난 무엇을 받고 싶고 무엇을 하고 싶다고 당당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오히려 화합이 더 잘됩니다.

말하지 않고 해주겠지 했다가 속상함만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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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요.

이제 아빠 없이 자랐다고 해서 아들들에게

절대로 미안함 없을 것입니다.

34살에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냈는데

그동안 혼자 가족을 책임졌으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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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가족과 함께 나누렵니다.

나누니까 오히려 홀가분하고 의기투합이 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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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씨 덕분에 오늘 미소를 지으며

글을 씁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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