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내 생애 첫 배낭여행을 떠나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나의 첫 배낭여행.

엄밀히 말하면 호주에 있는 동안 여기저기 여행 다녔으니 첫 배낭여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집에서 배낭 싸서 떠나 장기간 여행했던 것은 이때가 처음이니 첫 배낭여행이라고 하자.

이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나는 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고, 시도 때도 없이 비행기를 타고 싶어하는 여자가 되었다.

때는 2007년, 대학교 4학년 2학기가 끝나갈 즈음이었다.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던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방학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어디든 떠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의 7번의 방학은 금전적 여유도 없었고 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여행을 갈 수 없었는데

이번만은, 어떻게든 나갔다오리라는 생각으로 행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유럽여행을 가기에는 비용이 만만찮아 동남아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태국을 가보고 싶었다.

태국행 비행기 표를 찾다보니 태국을 경유해서 인도를 가는 표가 있네?

그래서 인도를 가기로 했다.

검색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네팔도 같이 묶어서 많이들 가더라.

지구의 지붕이라는 히말라야 산맥이 있는 네팔. 좀 땡긴다?

그래서 네팔도 가기로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표는 매진이어서 구할 수가 없었고 나는 일본항공을 이용해 (태국은 빼고) 인도와 네팔을 다녀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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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는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배낭매고 장기간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비행기표를 늦게 사는 바람에 겨우겨우 구한 표라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출국이었다.

경유지인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밤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에 연결되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무료로 호텔이 제공되었다.

공짜로 이용했던 JAL 호텔.

좁았지만 혼자 사용하기에는 별 불편함 없었다.

욕조가 있어서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 호텔에 가면 누구나 해보는 이것ㅋㅋ

호텔 프론트에서 10달러 정도를 엔화로 환전해 호텔 앞의 라멘집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남은 돈으로는 편의점에 가서 이런저런 디저트류를 사왔다.

하지만 냉장고에 넣어둔 채 깜빡하고 나오는 바람에 하나도 맛보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다음날 아침, 델리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사진의 내가 목에 걸고 있는 저것은 목걸이지갑?이라고 하나..

여권과 돈 등등을 작은 주머니에 넣어 목에 건 뒤 그걸 옷 안에 숨겨 다니는 용도였는데

이 여행 이후로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ㅎㅎ

첫 인도여행이라 잔뜩 겁먹고 준비했던 거였는데

이때도 초반에만 좀 사용하다 불편해서 나중엔 그냥 가방에 넣어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드디어 인도 도착.

밤 8시 정도에 도착했던 것 같다.

델리의 여행자거리인 빠하르간지로 가기 위해 프리페이드 택시를 탔다.

공항의 택시부스에서 미리 비용을 지불하고 바우처를 받아 택시를 타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이 바우처를 도착하기전에 기사에게 줘버리면 도로 한 중간에 버리고 가버린다는둥.. 하는 괴담(?)이 있어 절대 주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공항을 나가면서 택시 기사가 바우처를 보여달라고 해서 건네줬더니 다시 돌려주지 않아서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계속 마음 졸이며 안절부절 못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이도 내가 탔던 택시의 기사는 나쁜 사람이 아니어서(?) 무사히 나를 빠하르간지에 내려주었다.

공항에서 델리로 가는 길은 정말 위험천만해보였다.

정확히 몇 차선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꽤 넓은 도로였는데.. 차선보다 더 많은 수의 차들이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가령.. 도로는 4차선인데 차는 5대가 달리는 상황..?

거기다 이 차들... 사이드미러도 없다?!

있어도 접고 달리는 차들도 있다.

정말 컬쳐쇼크..!

내가 여행갈 당시에 가장 핫했던 호텔은 SPOT Hotel과 My Hotel.

(입국신고서에 My Hotel을 적었더니 입국 심사할 때 직원이 your hotel이냐며 웃었다ㅋㅋ)

두 호텔은 마주보고 있었는데 My Hotel 옥상에는 인도방랑기라는 한국 식당이 있어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호텔이었다.

나 역시 어두운 밤에 빠하르간지를 헤맬 엄두는 나지 않아 이곳을 찾았다.

무사히 인도방랑기 식당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 생각되었던 첫 날.

정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다음날 날이 밝아 밖으로 나와보니 길거리는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사진엔 신호등이 보이긴 한데.. 불이 들어왔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신호를 지켜가며 길을 건넜던 기억은 없다.

그냥 눈치봐서 옆 사람이 길 건널 때 나도 같이 쪼르르 달려나가야만 길을 건널 수 있었던 뉴델리역 앞 도로.

처음 타 본 오토릭샤.

시끄러운 경적소리가 전혀 차단되지 않아 귀가 떨어져나갈 것만 같지만

퀘퀘한 매연이 아무런 필터 없이 내 콧속으로 들어오지만

그래도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여행 첫 날이라 그저 신이 났던 걸까.

인도여행 내내 이거 하나 한국에 가져가고 싶다 생각했던 오토릭샤.

좁은 골목길도 요리조리 쏙쏙 지나다니는게 어찌나 신기하던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