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 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 제1코스 시작점으로 왔습니다.

우선 시작은 간세 머리 안에 들어있는 스탬프 찍기!

 

 

< 출처 : 제주 올레 홈페이지 http://www.jejuolle.org/ >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의 안내도입니다.

총거리 15.6Km에 난이도는 '중'이고 소요시간은 4~5시간을 예상하시면 됩니다.

종달리 소금밭부터 성산항까지는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답니다.

 

드디어 출발~

4월이라 점퍼를 입으면 땀이 나고 벗으면 조금 쌀쌀합니다.

그래도 처음이니 복장을 갖추어서...

 

시흥리(始興理)라는 지명의 유래입니다.

100여년 전 군수가 가장 머물렀던 곳이라는 의미가 있군요.

재미있는 것이 전체 올레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발견할 수가 있네요.

 

처음의 시작은 밭길입니다.

 

주변으로 이런 밭들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주로 무나 당근을 재배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빠질 수 없는 올레 리본샷~

 

흙인지 거름인지 밭 하나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농톳길을 지나면 제주 올레 사무국을 만날 수 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문이 닫혀있네요.

 

바로 만나게 되는 것이 두산봉이라고도 불리는 말미 오름입니다.

분화구 안에 다시 분화가 된 형태이군요.

문제는 이 말미 오름을 올라가는 입구에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이 정자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다는군요.

정자에 잠시 머물렀는데 조금은 소름이...

마을분들에게 살인범과 피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니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래서 정자 사진은 패스합니다.

 

말미 오름이라는 이름은 말머리를 닮아서, 말에 곡식을 가득 실어 놓은 것 같아서, 말을 방목하는데 최적지라해서 붙여진 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소가 더 많이 보인다는거~^^

 

말미 오름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조금 올라가니 이런 장관이 펼쳐집니다.

 

소와 말의 출입을 막는 문을 지나구요.

 

다시 봐도 멋진 풍경입니다.

멀리 성산일풀봉까지 시원하게 보이네요.

 

제주에 와서 좋은 것은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봄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게 되는군요.

 

멀리 21코스의 지미봉이 보입니다.

 

성산일출봉과 형형색색의 밭들이 정말 예쁜 그림 같습니다.

마치 천조각을 이어 놓은 조각보 같아서 더더욱 정감이 갑니다.

제주 올레에서 판매하는 스카프의 모토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 출처 : 제주 올레 스토어 홈페이지 http://www.ollestore.com/ >

 

바로 이 스카프입니다.^^

 

이제 슬슬 말미 오름을 내려가 봅니다.

 

내리막길은 그늘이 많아서 올라오느라 흘린 땀을 시원하게 식혀줍니다.

 

제주만의 장묘 문화인 산담~

 

봄이라 그런지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정취를 더합니다.

 

길 위에 제 모습을 도장으로 찍어봅니다.

 

이것은 구좌읍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만들어 놓은 표식입니다.

리본 말고도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표식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밭은 밭인데 지금은 꽃밭입니다.^^

 

두 번째 만나게 되는 오름은 알오름입니다.

새알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군요.

 

화이트 밸런스가 잘 맞았다면 좋은 사진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역시 사진의 세계는 멀고도 험합니다.

 

탁 트인 초원같은 느낌이 참 좋습니다.

 

멀리 걸어가는 부자지간의 모습이 보기 좋네요.

 

알오름에 올라 돌아본 멋진 풍경입니다.

 

이것 역시 아쉬움이 남는 사진이네요.

 

알오름 정상에서 바람에 해진 리본을 바라봅니다.

 

일출봉쪽 풍경입니다.

 

알오름을 내려갑니다.

지미봉이 더욱 가까이 보이는군요.

 

멀리 스마트 그리드 단지가 보입니다.

줌으로 최대한 당겨봤는데 멀기는 먼가봅니다.

 

알오름에서 내려가는 길도 또 하나의 멋진 풍경화를 선사합니다.

 

4Km 정도를 걸었군요.

앞에 보이는 의자에서 잠시 쉬어가야겠습니다.

 

잠시 그늘길이 나타납니다.

그늘로 들어서면 조금 추워서 겉옷을 다시 입습니다.

1코스 초반에 오름 두 개가 배치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본 다음과 같네요.

1코스에 위치한 시흥리와 종달리는 옛날부터 가깝지만 먼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바다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서 해녀들이 물질을 하다보면 서로의 구역에 침범해서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났다네요.

결국은 이런 다툼들이 마을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고 앙금이 쌓여 서로 원수처럼 지냈구요.

이 상황을 제주 올레팀이 알고 제안을 합니다.

평화의 길이라는 제주 올레의 정신에 맞게 시흥리의 말미 오름과 종달리의 알오름을 연결해 올레 1코스를 만들고 싶다구요.

이에 두 마을 사람들이 흔쾌히 동의를 했고 1코스의 시작이 탄생하게 된 것이랍니다.

 

시멘트길 한가운데에서 생을 다한 지렁이

 

산담의 모양이 특이하군요.

 

봄의 올레는 꽃이라는 선물을 주는가 봅니다.

들꽃들이 참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여기에 유채꽃까지 더하면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 풍경입니다.

 

녀석은 오랜만에 사람이 반가운지 재주까지 선보여 줍니다.

 

따스한 햇살에 낮잠을 청하는 송아지도 보이구요.

 

아무것도 없지만 그저 평화로운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녹색의 물결이 참 예쁘네요.

청보리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마을길을 걷다보면 종달리쪽으로 가는 도로를 만납니다.

여기서 우회전~

 

보도 없이 도로가를 걷는 것이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통행량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런 초록색이 참 좋더라구요.

 

 

길가의 유채꽃은 언제봐도 예쁩니다.

 

종달1교차로에 도착을 했습니다.

만나는 1132번 도로가 동일주도로입니다.

 

길을 건너면 종달리입니다.

 

나는 가수다 문주란~ㅋㅋㅋ

주인장님 센스가 넘치시네요.

 

참 정겹지 않나요?

간판도 그렇고 '카 공업사' 이런 표현은 어릴적 많이 보던 것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종달초등학교를 지납니다.

제주의 학교는 천연잔디가 깔린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부럽네요~

 

볼록거울을 보면 항상 하는 짓거리~ㅋㅋ

 

종달리 마을 지붕의 모양과 색이 같은 듯 달라서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종달리 옛 소금밭입니다.

과거 제주에는 소금이 부족했는데 선조 때 목사로 파견된 강여(姜呂)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염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1900년대 초까지 부락민의 절반 가까이가 제염업에 종사할 정도로 확대되었다네요.

하지만 교통의 발달로 육지 소금이 들어오면서 그 명맥은 끊어져 버리고 맙니다.

광복 후 1957년 소금밭에 688m의 방조제를 쌓아 간척지를 만들었고 1968년에 농토로 전환하여 농사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쌀이 남아돌게 되자 현재는 억새밭으로 변했고 사유지로 남겨져 있답니다.

 

훨훨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다운데 외로운 이 내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고~

새들도 커플인데 저는 뭐죠?ㅠㅠ

 

넓은 갈대밭은 1코스에서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장관입니다.

 

꽃 사진은 이제와서 보니 정말 많이 찍었네요.ㅋㅋ

 

종달리 마을 저수지입니다.

 

철새들인 것 같은데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집단 비행을 선보여줍니다.

이 저수지를 돌면 종달리 해안가로 들어섭니다.

종달해안도로와 만나는 곳에 21코스 종점이 있습니다.

 

종달리 해안가입니다.

나중에 저 부부처럼 함께 여행 다닐 분을 지금 열심히 구하고 있어요.ㅋㅋ

 

종달리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또다른 풍경은 바로 한치!

오징어인줄 알았더니 한치라고 하네요.ㅋㅋ

기후가 변해서 이제는 제주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한치 사이로 성산일출봉 담아보기~

 

바다쪽으로 묵념하고 있는 것 같네요.ㅋㅋ

 

자~ 오늘의 포인트입니다.

포스팅의 제목을 이 곳으로에서 착안했기 때문입니다.

제주는 어디를 가나 아름답지만 올레의 첫코스를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죠.

그런데 운명적으로 2007년 제주 올레팀이 어부 한 분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어부로부터 바다 어디부터가 서귀포인지 알 수 있었고 그 선을 육지로 이은 것이 사진의 지점이라고 합니다.

제주시와 서귀포를 아우르는 이곳은 올레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었던 것이지요.

시흥리와 종달리의 반목을 이겨내고 하나의 길로 하나가 된다는 의미는 숫자 1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서귀포로 넘어오면 중간 기착지인 목화휴게소와 만납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커피 한 잔을 했습니다.

목화 휴게소에는 중간 스탬프 찍는 곳이 있으니 스탬프도 잊지 마세요.

 

종달리 해안을 감상해 보시지요.

이곳 종달리부터 오조리까지의 해안은 맛있는 조개가 많이 나서 조개바당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1코스에서는 꼭 조개죽을 먹어보라고 하는데 저는 아쉽게도 먹어보지를 못했습니다.ㅠㅠ

 

조개가 유명한 곳이다보니 조가비 박물관도 있구요.

조가비 박물관 앞쪽에는 시흥리의 수호신 영등 하르방이 세워져 있습니다.

250여년 전 시흥리 마을에 도깨비불이 자주 보이고 화재가 자주 발생했다고 합니다.

풍수쟁이를 불러 알아보니 마을에 화기(火氣)가 미쳐 발생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다는군요.

하여 이 영등 하르방을 세웠는데 신기하게도 마을이 평온해졌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관리 소흘로 하르방이 넘어졌는데 다시 불상사가 발생을 했고 다시 석상을 세우자 다시 평안을 찾아다네요.

원래 위치는 외진 곳이었으나 해안도로가 만들어진 후 2010년 11월 지금의 장소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시흥 해녀의 집 식당입니다.

 

멀리있던 성산일출봉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밭 뒤로 백마 한 마리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저는 힘들거든요.ㅜㅜ

 

유채꽃과 해안도로를 담아봅니다.

 

해안도로에서 담아본 종달리 앞바다는 참 꺠끗하네요.

가까웠던 지미봉이 저 멀리 물러섰군요.

 

먹이를 포착하고 있는 새들~

 

도지정기념물 23-23호로 지정된 오소리 연대입니다.

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한 통신수단이지요.

봉화화 같은 역할을 하는데 산이 아닌 구릉이나 해변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연대라고 합니다.

 

올레 쉼터입니다.

제주말로 올레 쉼팡이라고 한다네요.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경치가 참 좋은 곳입니다.

 

성산항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저멀리 오렌지1호가 보이네요.

장흥과 제주를 두 시간만에 주파하는 쾌속선입니다.

 

바다 색깔이 정말 예쁘네요.

해수욕이라도 한 번 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만 아직은 추운감이 있습니다.

 

정박해 있는 배를 파란색을 강조해서 찍었는데 실패~ㅠㅠ

 

이것도 실패~ㅠㅠ

 

꽤 큰 규모의 오조 해녀의 집 식당입니다.

 

성산 갑문을 지납니다.

자전거 동호회분들이 라이딩 중이시군요.

 

평화로운 성산항의 모습이 보입니다.

 

갑문을 지나 좌회전을 하면 성산항여객터미널이 나옵니다.

 

성산일출봉으로 향합니다.

꽃과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맑은 날씨덕에 우도가 한 눈에 들어오구요.

 

성산일출봉을 오르시는 분들은 많지만 이쪽 면을 보신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쪽면이 가장 예쁜 것 같습니다.

 

햇빛을 담아내는 바닷물의 색이 참 예쁩니다.

 

성산리 마을회에서 마련한 재미있는 공간입니다.

시의 바다에서 시를 지어 우체통에 넣으면 이 시를 성산포 주민들에게 보낸다고 합니다.

 

시의 바다에서 시를 감상하며 잠시 땀을 식혀 봅니다.

 

성산일출봉을 담은 베스트샷이 아닐까 합니다.

 

세로로 담으니 또다른 느낌이 나네요.

 

여기는 아무렇게 셔터를 눌러도 아름다운 곳인가 봅니다.

 

가다가 일출봉 쪽으로 난 소로로 들어섭니다.

 

이곳은 해녀들이 작업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성산 일출봉 매표소 앞을 지나구요.

 

일출봉을 통과하면 다시 해안가로 나오게 됩니다.

 

일출봉에는 사진과 같은 동굴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편에도 있구요.

일본군이 군사 목적으로 만든 동굴 진지입니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해녀분들의 장비 보관소입니다.

 

도로변으로 나왔습니다.

 

이 도로변은 제주 4·3 사건 때 성산읍 지역 양민들이 집단적으로 학살된 장소라고 합니다.

 

최근 4·3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역사의 현장을 보전하려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곳의 이름은 터진목 4·3 유적지입니다.

이곳에서 무려 400여명의 양민들이 학살되었다고 합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Le Clezio)가 이곳을 보고 남긴 글입니다.

지금이라도 변화의 모습이 느껴져 다행입니다.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비입니다.

 

터진목에서 잠시 추모의 시간을 보내고 막바지 광치기 해변으로 들어섭니다.

썰물 때 넓은 평야와 같은 암반 지대가 드러나는데 그 모습이 광야 같다하여 광치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합니다.

제주어로 광치기는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라네요.

 

광치기 해변을 감상해 보시지요.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이 간세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성산일출봉을 아웃포커싱으로 잡고 스탬프 꽝~ 찍은 후 인증샷입니다.

살인 사건 이후 인적이 매우 드물어져 안타깝지만 멋진 풍경이 함께하는 1코스라는 생각입니다.

더욱이 이곳이 1코스로 선정되게 된 고민의 과정을 알고나니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