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느즈막히 나온 관계로 첫 번째 일정은 점심식사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홋카이도에 왔으니 최소한 털게는 먹어줘야겠다고 다짐하고 여기 저기를 기웃거렸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여행자, 이모텝의 주머니 사정에서 털게는 무리데쓰~

근데 한 블로그에서 하코다테 아침시장처럼 삿포로 중앙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시장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은 바로 삿포로 중앙시장(札幌中央市場) 혹은 장외시장(場外市場)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삿포로 중앙시장은 삿포로에서 로컬 열차로 한 정거장 떨어진 소엔(桑園)역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뽕나무 상에 동산 원이니 뽕나무 동산?ㅋㅋㅋ

기본 요금 200円을 지불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티켓을 잃어버려서 역무원에서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여행객임을 알아보고 그냥 보내주는 일도 있었네요.

그러면서 중앙시장 가는 법이 그려진 약도를 제게 주며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이곳은 의외로 많이 찾나 봅니다.

15분 정도 걸린다네요.

소엔역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여전히 눈발이 날리고 있어요.

약도를 따라 조금 걸어가다 보면 ENEOS 주유소가 위치한 사거리에 다다릅니다.

이곳에서 10시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저렴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기타노타마유라 소엔(北のたまゆら 桑園)입니다.

입욕료 420円에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용 가능한 대중 온천인데 아주 인기가 높은 편이라 하네요.

조금을 더 걸으니 장외시장임을 알리는 간판이 보입니다.

기대를 가지고 얼른 음식점을 찾아봅니다.

거리에는 이런 큰 모형도 서 있습니다.

어서와~ 털게는 처음이지?

하코다테 아침시장에서 봤던 풍경들을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기타노구루메(北のグルメ)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수산물을 파는 전문 매장으로 보였습니다.

65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매장 내부는 상당히 깔끔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가 목적지가 아니니 패스~

옆에 붙어있는 식당으로 직행합니다.

털게를 드디어 먹습니다.ㅠㅠ

식당은 현지인 중심의 로컬 식당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인도 있고 동남아 사람들도 보입니다.

사진 중앙 쯤에 예쁜 처자 한 분이 식사중이세요.ㅋㅋㅋ

저, 총각이라구요!!!

안내를 받고 벽면을 보니 유명인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싸인이 가득합니다.

제 자리 바로 앞에는 신기하게도 추성훈과 아사다 마오의 사진이 붙어있네요.

저 여자분이 사장님인 것 같은데 여장부 스타일로 보입니다.ㅋㅋㅋ

저는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위에 있는 털게를 주문합니다.

저는 그냥 2,500円인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고 무게와 그 날의 시세에 따라 값이 다르더라구요.

영어로 주문하는데 제대로 전달이 안되자 영어가 되는 직원을 불러줬습니다만 도낀 개낀~ㅠㅠ

저를 처음보더니 "아 유 타이완?" 이걸 확~!ㅋㅋㅋ

대충 알아들으니 오늘의 시세는 400g 짜리는 3,200円 정도한다고 합니다.

난 2,500円짜리 먹으러 왔다고 하니 300g 짜리가 그 정도라고 말해주면서 양이 너무 적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래도 달라고 하면서 200円을 추가해서 밥 세트도 주문했습니다.

어차피 맛만 볼 것이니까요.

근데 직원들 태도가 불쾌한면도 있었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못하는 것을 알자 자꾸 저를 보면서 자기들끼리 일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도 쫄면 안돼!!!

저는 여행자티를 팍팍 내며 메뉴판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이센동은 엇비슷 하네요.

그렇게 얼마를 기다리자 그렇게 기다리던 털게를 만났습니다.

어? 300g 맞아? 큰데?

누가 양이 적다고 했던가요.

혼자면 300g만으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크기였습니다.

맛있겠죠?

근데 저기 보이는 털이 생각보다 딱딱해서 몇 번 찔렸으니 조심하세요.

털게는 먹기 편하게 손질되어 나오니 벌려서 빼먹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홋카이도 특산물 털게를 푸짐하게 먹어서 행복한 점심이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비싼 밥이기도 했구요.ㅎㅎㅎ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길을 나서 봐야겠습니다.

2013. 01. 21.

Canon EOS 6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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