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2010. 8. 4 ~ 8. 7  (3박 4일)

 

혼자 떠난 제주도 스쿠터 여행기입니다.

 

여름 휴가 대비 또는 혼자 제주도로 떠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포스팅합니다~

 

◇ 제주도 둘째날 일정 ◇

 

제주도 여행 둘째날 벌어진 사건

 

중문해수욕장에서 재밌게 놀고 다음 행선지로 떠나고 나서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한 30분인가 지나고나서 알아차렸다.

 

Oh!! My Mistake!!

여행지에서 하지말아야할 실수를 했다.

아니지, 평소에도 하면 안되는 실수지.

 

뭐 지나고 나서 이야기지만

소형사고 수준이었지만,

 

암튼 그 순간은 정말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것인 즉슨,

 

 

 

"Where is my bag?"

 

해맑게 웃고 있는 나의 사진속

항상 메고 다닌 나의 가방.

그 속엔

 

핸드폰, 지도, 내 여행경비, 카메라 등등등

언니랑 스쿠터를 타고 무아지경으로 달리다가,

 

중간에 지도를 확인한다고 꺼내보려다가,

 

허전한 나의 어깨를 발견하고는

 

정말정말~정말 식겁했다.

 

순간 하얗게 태워버린 머리속과

떨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었지만,

침착하기로 했다.

 

"언니, 나 다시 돌아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미안한데, 내가 지금 돈 한푼이 없는데

돈 1만원이라도 좀 빌려주세요.

찾으면 연락할께요.

가방 못찾으면, 서울 돌아가서 꼭 갚을께요.ㅠㅠ

언니 혼자 동생들 만나러 가세요."

 

그래서 언니가 1만원을 빌려주었다.

 

"감사합니다."

 

언니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포옹을 했다.

 

사실 이 돈가지곤 택도 없지만,

서로 안면도 없었고, 갑자기 돈이란걸 빌려주기엔 부담될 수 있으니

나는 최소한의 스쿠터 기름값만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되지 않겠나 싶었다.

 

그리고 나는 방향을 되돌려 중문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그전까지 나는 스쿠터 50cc를 타면서도 시속 30~40km밖에 내지 않았다.

 

그동안은 스쿠터를 타면서도 겁이 났었다.

 

근데, 되돌아가는 길은 최대한 속도를 내서 60~70km? 

낼 수 있는 속도를 다 땡겨서 달렸다. ㅠㅠ

 

마음속으로 '분명 가방을 찾을 수 있을꺼라는 희망과 가방을 못찾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만감이 교차했다.

 

그 상황에도 나는 속도를 내면서도 안전운전을 하기로했다.

 

침착해. 침착해.

 

 

급하게 굴다 사고나면 가방을 잃어 버린것보다 큰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침착을 가장한 스피드..ㅋㅋ 

진땀나는 시간이 흐르고

나는 기억을 더듬어 내가 가방을 흘린 장소로 뛰어갔다.

스쿠터 파킹도 대충, 그냥 던져두다시피 해서

공중 탈의실을 갔는데,

 

감사하게도

 

그자리에 있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가방을 찾자마자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순간 나는 이런 상황에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기뻣다.

 

같이 기뻐해주는 언니, 그리고 동생들.

 

그리고 기쁘고 감사하고 감격스런 마음으로

언니와 동생들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렸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야"를 다시한번 되새긴 날.

 

여유있는 마음으로 달리며 제주 월드컵경기장을 보았다.

한층 자신감 붙은 스쿠터 운전 실력.

 

하늘은 푸르구나~ 하하하하

 

다 가진 기분

 

근데, 가는길을 잘 모르겠다.

 

그동안 언니를 따라 다녀서 초행 길 감각이;; 난감난감;;

 

중간에 같은 혼자다니는 스쿠터족을 또 만났다.

 

"천지연폭포 방향으로 가는데, 혹시 길 아시나요??"

그 사람도 천지연폭포로 간다고 한다. ㅎㅎㅎㅎ

 

그리하여 다른 동행이 생겨버렸다.

난 어쩜 이렇게 여행때는 생존능력이 뛰어난지, 없던 친화력이 막 생성된다.

 

그리고 언니를 만나자마자 고맙다고 얼싸안았다.

돈을 돌려주니 언니가 하는말이,

 

"내가 미안해, 생각해보니 너한테 만원만 주고 널 두고 온게 마음에 걸리더라."

 

"ㅠㅠ 아니에요 전 정말 큰 힘이 되었답니다!!"

 

동생들은 나를 정줄 놓은 누나라고 불렀다.ㅋㅋㅋ

그리고 그새 다른 동행자를 구했다며, 친화력 대단하단다...ㅋㅋ

 

뭐라 말해도 나는 이제 기분좋다!!

기존 일행은 먼저 떠났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동행과 수희식당에서 전복뚝배기를 먹었다.

11,000원.

 

해산물이 가득 들어가있었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새로운 동행과 마주하며 밥먹는게 어색하긴 했지만, 흠흠~ ㅎㅎ 

 

그리고 새로운 동행과 천지연 폭포로

 

정방폭포보단 천지연이 왠지 더 유명한것 같아서~

 

새로운 동행자분은 중문에 서핑하러  자주온다고 한다.

 

이렇게 여행지에 혼자 온사람끼리 만나서 다니는 것도 새로운 재미~

 

천지연 폭포 가는 길

 

천지연 폭포

생각보다 정말 아담했다.

 

제주도 오기전엔 천지연 폭포가 엄청 클줄 알았는데,

 

그래도 기념 사진~~

 

폭포를 배경으로 찰칵~

 

천지연 폭포수 받기~~

 

정말 폭포라고 하기도 모한데;;;

 

슬리퍼 빠질까봐 조심조심 발기념 사진.ㅋㅋ

 

그리고 새로운 동행자님과

쇠소깍을 가보기로 했다.

 

쇠소깍 가는 길은 정말 힘들었다.

가는 도중 갑자기 거센 소나기가 쏟아 지는 바람에

 

 

나는 우비도 없었고, 무방비 상태로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쇠소깍을 향해달렸다.

 

정말 속옷까지 다 젖어버릴 정도의 폭우 소나기 ㅋㅋㅋ

오늘 날이 참 그렇네....;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비를 맞아가며 무리해서 스쿠터를 타고 그렇게 쇠소깍을 갔을까 싶다..

 

그렇게 해서 간 쇠소깍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_-

 

허무허무허무.

 

그렇게해서 새로운 동행자님이랑 서로 숙소가 다르므로 바이바이~

 

다음날 별일 없음 "우도 같이 가실래요?" 물어보시고 명함을 주고 가셨는데,

나는 우도가 예정에 없어서 그냥 패스~ 

글라라 게스트하우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쨍해진 제주도

 

둘째날 숙소는 글라라 게스트 하우스다.

 

 

 

남원읍에 위치해 있고, 자전거 여행족이 많이 이용하는 게스트 하우스다.

 

주인 두분이 집을 지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멋있으신 사장님 내외분.

 

이쁘게 정원도 꾸며놓으셨다.

한쪽엔 정말 많은 자전거가 파킹되어있었다.

 

정말 오늘은 힘든 하루였다.

가방도 잃어버렸다가 찾고,

소나기를 맞으며 다니고,

몸이 무겁다.

 

씻고 좀 쉬고 있으니 저녁시간.

 

게스트 하우스는 어디가나 저녁 바베큐 1만원이면 해결~ ㅎㅎ

 

재밌게도, 첫날 숙소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춘언니를 또 만났다.
반가반가~

옆에 있던 노란 옷 동생은 이날은 잘 몰랐지만, 마지막날 다른 숙소에서 만나서 그때 친해졌다.

 

 

 

글라라 게.하에서 퍼온 사진인데,

역시 이날엔 대화를 안해봤찌만, 마지막날 숙소에서 만나서 논 사람들이 여기에 있었다.

사실 첫날 부터 숙소가 같았던 사람도 있었는데,

마지막 숙소에서 이야기하다보니 일정이 같았다는...ㅋㅋ

 

 

외국인 여행자들도 있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각자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밥먹으며 이야기 하기.

새롭다.

 

글라라 게하는 자전거 여행족이 많았고,

내 주변에 앉은 사람들이랑은 뭔가 이야기가 안이어지고 재미가 없었다.

 

한참 지루해할참에

어제 만난 부산 동생들에게 전화가 왔다..

"누나 뭐하는데~~"

반가운 부산 사투리...ㅎㅎ

 

심심하다고 하니, 내가 묵는 게하로 놀러오겠다고 한다..ㅋㅋ

숙소도 다른데, 이 밤에 스쿠터를 몰고 진짜 찾아 왔다.

 

어제 처음 만난 사이인데, 왜이리 반갑고 좋은지

동생들 덕분에 둘째날 밤도 너무너무 재밌었다. 

찾아와준 부산 동생들 너무 고맙다!!

 

혼자 온 여행이지만 역시 같이 어울릴 사람이 있어야 더 재밌다는 걸 깨닫는다.

 

 

더위와 모기 때문에 자기 괴로웠던 둘째날 밤

 

오늘 이렇게 다이내믹했는데,

셋째날은 얼마나 더 흥미진진할까나~?

 

셋째날 포스팅 예고편 -

" 부르면 어디든 간다~!! 함께라 재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