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가 피기 시작하는 것은 봄이 왔다는 신호다.
그래서 개나리를 "봄의 전령사"라고 한다.
개나리가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이른바 "꽃구경" 이라는 걸 떠나는데,
그 누구도 "개나리"를 보러 떠나진 않는다.
푱푱푱~ 꽃망울을 터뜨린 개나리꽃도 예쁜데,
줄지어 피어있는 개나리의 노란빛깔도 눈부신데...
개나리가 주목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있기 때문이리라...
반면 같은 봄꽃이면서
노란빛깔까지 닮은 산수유는
보기 위해 "봄나들이"를 감수하도록 만든다.
게다가 "산수유마을" 까지 따로 있으니,
지리산 기슭, 구례 산동면은
봄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든 상춘객들로 넘쳐난다.
올해는 나도 산수유를 보기 위해 훌쩍 떠나봤다.
길가에 핀 개나리들의 환송을 받으며...
구례 산동면...
겨울 빛깔이 채 벗겨지지 않은 가운데,
조금씩 노란 빛깔의 채색이 시작되고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산수유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선
이 마을의 상징인 산수유꽃 조형물이 가장 먼저 반긴다.
산수유꽃길을 걸으며 느껴보는 봄의 정취...
아직 기온이 쌀쌀해서일까.
꽃들은 아직 완전히 기지개를 켜지 못한 듯하다.
꽃 틈에 얼음까지 맺힐 정도니...
"으이구~ 차가워!!" 하는 꽃들의 비명이 들리는 듯 하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며 꽃망울 속에 꼭꼭 숨어 있는 꽃들은
게으르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신중하다도 해야 할까...
그러고 보니, 저~기 산 위엔 아직 흰눈이 녹지도 않았다.
성격 급한 봄나들이객들을 위해
추운 날씨 속에서도 바지런히 꽃을 피워낸 산수유들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산수유길을 걷다보니,
가을이 되면 빨갛게 열릴 산수유 열매를 상징하는 조형물도 보인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릴 열매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문득 최근에 들었던 광고 카피가 생각나 피식 웃게 된다.
“산수유,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ㅎㅎㅎ
날씨는 차갑지만, 봄은 이미 왔다고 확신하며 달려온 산수유마을...
역시, 성급했던걸까...
활짝 핀 산수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했다.
<자료사진-만개한 산수유>
겨우내 기다렸던 님을 만나러 가는 마음으로 달려갔던 구례 산동마을.
비록 님의 그림자만 보고 말았지만,
내 마음은 어느새 노란빛으로 기분좋게 물들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