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주위로 조성된 길을 걷는 기분은 어떨까요?

걷다가 바다를 조금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을 땐 백사장으로 내려가 걷습니다. 그리고 길에서 드넓은 바다를

보면서 걷고 싶을 땐 길 위 조성된 길을 걷습니다. 걷다보면 어느새 “여기가 파라다이스야.”라고 외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는 러시아의 파라다이스 아르바트거리가 있습니다.

아르바트거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거리로 우리나라 기업

KT가 투자해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진 이후로 러시아의 많은 젊은이

들이 거리를 찾아, 젊음의 거리 또는 아르바트거리로 불리게 되었죠.

원래 아르바트거리는 젊음과 예술의 거리로 러시아 모스크바가 원조

인데요. 모스크바의 아르바트거리와 비슷한 분위기여서 일까요?

아니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라서 그렇게 불리는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 제2의 아르바트거리로서 젊은이

들이 찾아와 추억을 남기는 공간이랍니다.

블라디보스톡의 아르바트거리가 가지는 의미는 특별합니다. 왜냐하면

러시아는 광활한 대륙으로 이루어진 국가이기 때문이죠. 러시아에서

블라디보스톡이라는 도시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인데요.

러시아에서 유일한 항구도시로 군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이며, 바다를

볼 수 없는 러시아인들에게는 꿈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꿈의 

도시 블라디보스톡의 해변가에 KT가 투자함으로 인해 아르바트 거리

라는 젊은이들의 거리가 탄생하였죠. 일렬로 정렬된 채 만들어진

빨간 건축물들, 그리고 맞은편에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러시아

해변가가 보이는데요. 설경과 어우러진 풍경에서 마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연주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오순도순 팔짱끼고 걷는 연인들,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추억을

남기는 친구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겉모습만 약간 다를 뿐 비슷

하구나?’ 라고 느꼈는데요. 같은 나이,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젊은이들...그런 동년배들을 보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비록 언어가 달라서 소통을 하진 못했지만,

다른 나라의 동년배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새로웠죠.

그리고 문득 잠시 이야기 나누던 중국소녀가 떠올랐습니다.

중국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중국소녀였죠.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번역가가 꿈이라는 소녀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

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래 외국인와의 대화는 내가 얼마나 고정관념

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 해주었죠. 그 중국소녀는 의아하게 생각하던 것을 질문했었습니다.

“경영수업에서 왜 세계적인 대기업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기업에 대해서만 배우는지?”

“대학생들 모두가 기업이 삼성, LG, 현대 등만이있는 것으로 알고 그곳에 취업하려고 목숨을 거는지?" 등

이었는데요. 세계화의 선두주자라는 한국이 오히려 한국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었죠.

짧은 대화였지만 너무 새로운 사고였기 때문에 새롭고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더더욱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대화를 하다

보면 러시아의 문화와 관습, 사고방식 등을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얼굴을 서로 마주치면 방긋 미소만 지었을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왜? 해외여행에서 언어가 중요한지? 몸으로 깨닫게 되었죠. 간단한 인사나 안부인사라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언어를 통한 소통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 젊음의 거리 아르바트거리 였습니다.

다시금 걷게 되어 러시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을 순간이 기대되네요.

                    (블라디보스톡 아르바트거리 풍경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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