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숙소를 나와 버스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아직 얼떨떨한 이동인데도 모두들 시간에 맞춰 신속하게 움직여 주었다.

버스 스테이션에서 짜이 한잔은 기본이고 알아서들 간식거리 사냥을 잘도 하고 있었다.

이미 현지 적응 완료 상태인 것 같다.  ^ ^*

이동수단이 뭐가 됐든 낮에 이동은 몇시간이 걸려도 그럭저럭 견딜만하다.

이날도 점심때쯤 아그라에 도착했으니 참으로 양호한 상태.

아그라의 숙소는 싯다르타 게스트하우스.

타즈마할까지 도보로 5분거리. 숙소의 상태야 어쨋든 이점이 가장 맘에 든다.

게스트 하우스 내 식당.

드디어 현지식 탈리 맛을 보게 되었다.

내가 그리던 제대로 된 탈리 맛은 아니지만 어쨋든 하나하나 고향에 온 것 처럼 즐기리라.

이날 릭샤왈라 바뿌를 만난건 우리에게 크나큰 행운이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사진이 없다. 흑~

본래는 아그라포트를 가려고 릭샤를 탔는데 바뿌가 타즈마할 티켓이 있으면 아그라포트는 반값이라는 말에 일정을 급 변경해서 바뿌의 릭샤를 전세내기로 했다.

이곳저곳 친절하게 안내하고 팁도 요구하지 않던 참 순수한 인도 청년이었다.

물론 20대에 이미 아이가 둘인 가장이었고 내가 보기엔 전형적인 인도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바뿌가 알아서 안내해준 강건너에서 타즈마할 구경하기...

사실 배를 타고 가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단번에 해결이 된셈이다.

야무나 강 건너에서 한가하게 바라본 타즈마할은 또다른 느낌이었다.

아마도 이곳은 아는 이만 찾는듯 인적도 드물어서 그 고즈넉함을 맘껏 즐길수 있었다.

가이드 북에도 잘 나와있지 않은 곳.

타즈마할을 만든 샤자한 왕의 무덤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타즈마할에 비해 이곳은 참으로 초라하고 쓸쓸하기 그지없어 인생의 아이러니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왕의 무덤이라기엔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다.

이마저도 오랜동안 흔적조차 묘연해 방치되어 있었다한다.

잘 가꾸어진 잔디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야무나 강을 거스르면 그가 그리도 사랑했던 뭄타즈의 무덤이 잇닿는 곳.

어쩌면 왕은 그것으로 행복해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노을지는 왕의 무덤 주변을 까마귀떼가 선회하고 있다.

베이비 타즈로 불리우는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묘해서 이곳은 예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그냥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말았다.

어딜가나 보수 공사중인 모습이 눈에 띈다.

끼나르 바자르안에 있는 자마 마스지드...

인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무슬림들의 신전.

이곳도 여기저기 개보수가 한창이다.

예전이나 별로 달리진건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모든 자마 마스지드의 공통점은 신전 가운데 이런 우물(?)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도하기 전에 얼굴과 손발을 씻어 정결하게 하는게 원칙이라 한다.

물의 청결도는 이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는 듯 싶다.

보는 이의 마음마져 숙연하게 만드는 숭고한 기도자세...

신앙이야 어찌됐든 몰입하여 기도하는 모습은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자마 마스지드 바로 옆에 있는 탈리 전문점...

이곳의 탈리 맛이 괜찮았는데 아직 인도 음식에 적응이 안된 일행들 때문에 아쉽게도 pass~

현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엿볼수 있는 오래된 시장...

과일을 사려고 흥정을 하자 정작 과일을 파는 사람은 영어를 제대로 몰라 어리버리 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영어 한마디 할 줄 아는 사람은 모두 몰려들어 한마디씩 참견하며 흥정을 해준다.

쌍꺼풀진 큰눈만 끔벅이던 과일 장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

바뿌의 추천으로 간 마야 식당..

아그라에서 제대로 된 식당찾기가 어려운걸 감안하면 이날은 참으로 행운이었다.

함께 식사하자던 우리의 청을 완곡히 거절하고 밖에서 묵묵히 기다리던 바뿌...

카스트의 그림자가 아직도 그의 주변에 깃들여 있음이다.

우리가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밖은 이미 컴컴해져 있었다.

이생에서 아마도 다시는 만나기 힘든 바뿌~~!

부디 다음생에서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