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정은 걸으멍.쉬멍이 있을 뿐... 놀멍은 없다네.^ ^
풍림리조트 입구의 계단에 앉아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갈길 바쁜 나그네는 아쉽지만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입구에서 내려오니 바로 몽돌해안, 시원한 바다가 눈앞에...
악근천의 끝자락 '몽돌해안'이 바로 눈앞에...
파도는 몇천몇만년동안 바위를 깎고 다듬어 둥근 몽돌로 이루어진 해안을 만들었다.
왼쪽으로는 깊은 색감을 가진 봉댕이소가 주상절리 절벽아래로 자리해 있으며,
몽돌해안은 한라산에서 시작하여 지하수가 만나 이루어진 악근천의 끝자락이다.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려서 달고 달은 몽돌들이 쫙~ 깔려서 한걸음 한걸음~ 옮길때마다
예쁜 몽돌들이 부딪혀 샤르륵 거리는 소리는 해안을 거니는 맛을 한결 더해 준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몽돌해안에서 간지러움을 느껴보는 것도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네.
올레꾼들을 위한 부표다리 '풍림올레교'. 물에 빠질까 겁이나서 밧줄 난간을 꽉 잡고 조심해 건너서 올라가니...
농로길 우회도로를 따라...
온 몸으로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걷고 또 걷어 때론 지루할 수도 있는 길고 긴 올레 여정에서
숨어있는 파란색, 노란색 이정표를 만나면 반가운 생각과 함께 "음~ 내가 잘가고 있구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길을 걷다가 '올레 카페'간판이 눈에 띄어 들어가 차한잔을 마시며 올레길 안내도 받고...
방금 갈아낸 원드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니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 맑아지네.^ ^
초등학교앞을 지나다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구여워서...
시잔을 찍으려 하자 수줍은듯 장난기어린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은 너무 예뻤다.
골목과 골목, 담장과 담장 사이로 보이는 제주의 미학을 느껴보시라...
구멍숭숭 현무암 돌담 위로 감귤 흐드러지게 달린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재미도 솔솔.
정겨운 골목길과 돌담만 있고 대문은 안보어요??? 아주 오래된 전통가옥이 이색적이다.
길안내판을 따라 법환포구로...
어촌마을의 아름다운 일상,풍경 and 체취를 마음 가득히 담고 법환리 포구로...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에는 고기잡이 배들이 여러채 정박해 있고... 앞바다에는 무인도 범섬이 보인다.
광장의 해녀, 물고기 동상이 '시선'... 알고보니 법환리는 제주에서 제일 해녀가 많은 동네라고 한다.
또 법환포구에는 몽고지배 100여년의 사슬을 끊어낸 역사의 현장을 증명이라도 하듯
몽고에 대항해 이 땅을 지켜낸 고구려 최영장군의 격전지 현장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최영이 포구에 막을 치고서 몽골의 잔당을 섬멸했다하여 법환포구를 일명 막숙이라고 부르기도.
자연생태길 '수봉로'를 따라...
일냉이(이렛날)를 지나는길애 안내판을 읽어보니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장관이라고 한다.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범섬의 자태와 발아래의 환상적인 바다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일냉이에서 바라본 신통개 해안이 바로 수봉로. 수봉로는 올레꾼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받는 길이기도...
애초에는 길 자체가 없던 곳을 오롯이 올레꾼들을 위해 새로 이어놓은 특별한 사연이 깃든 길로
원래 말과 염소가 다니는 흙길을 올레지기 김수봉님이 삽과 곡괭이만을 가지고 손수 계단과 길을 만들고
맨손으로 큰돌을 옮겨 다리를 만드는 등 김수봉님의 땀과 노고가 녹아있는 애정어린 길이다.
속골 휴양지와 선인장이 있는 소공원과 야자나무가 우거진 해안길을 따라 걸어보자.
풀내음 바다내음을 맡으며 동물들이 지나다니면서 만들어진 구불구불 산길을 걷다보면
제주 특유의 정취가 묻어나는 친근하고 정겨운 자연 그대로의 길 모습에 반하게 된다.
좁고 경사진길에는 돌, 나무 계단을 설치하여 올레꾼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가위바위보 게임을 즐기면서 계단을 올라오는 엄마와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찍어 보았다네.^ ^
걷기열풍의 시작과 함께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제주 올레길 여정에서 많은 올레꾼들을 만났다.
짭쪼름한 바다냄새와 상큼한 풀냄새를 맡으며 세상에서 가장 느린 발걸음으로~ 걸으멍. 쉬멍. 놀멍.
묵묵히 걷는 올레꾼들은 모두 이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나. 무척 궁금했다...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니 엄청난 급경사! 헉헉거리며 겨우 올라와서 휴~
옷은 땀에 흠뻑 젖어 있고, 다리는 후들거려서 서있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봐야지.
남의 집 대문앞에 앉아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추스리고 숨을 가다듬고 있는데...
밭에서 수확한 채소다발을 묶어 지게에 지고 올라오는 농부의 모습을 보니...
헉... 저 나이에 외소한 체격에 저렇게 파워풀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3시간을 넘게 걸었더니 내몸의 에너지는 제로상태. (달콤한 초콜릿바 스니커즈 생각이 간절...)
수퍼를 가려고 산길을 헤져 나왔더니 아스팔트위... '화랑원'은 보이는데 일반 수퍼는 보이지가 않네.ㅠㅠ
주위를 둘러보니 감귤*한라봉 농장외엔 일반 가게는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라.
금단현상이 와서 몸이 떨리는 기분!!! 일단 가까운 감귤농장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한라봉을 3~ 4알 넣고 비닐봉지에 넣어 팔고 있길래 한 봉지를 집어서
무식하게 뜯어 입에 넣고 우그적우그적 먹었더니 기운이 챙겨지더라.
주인 아주머니 말씀이 꼭지부분을 먼저 따고 껍질을 벗기면 한결 먹기가 쉽다고 한다.ㅋㅋ
한라산의 기운을 담뿍 받은 제주도의 대표 특산물 한라봉
투박스러운 껍질 속에 달콤하고 탱탱한 과육이 상큼한 맛을 더해...
쥬이시한 한라봉 맛에 반해 바로 서울 친정 어머니댁에 택배 2박스 보내고
다음 행선지 돔베낭골~ 외돌개를 향해 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