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난 특별한 목적없이 호주에 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해.  그래도 얻어가는게 있으니까.¨
¨호주에 와서 영어도 많이 늘었고, 돈도 많이 벌고 이정도면 괜찮지.¨
¨저도 여행경비 만들려고 호주에 와서, 목표[최소한의 목표- 여행경비 충당]는 이루었으니까 만족해요."

"´실패다´, ´성공이다´ 라고 말하는건 웃기지만, 호주 워킹와서 돈만 쓰다가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정도면 우린 최소한 실패한 케이스는 아니죠.¨[웃음]


2. 7월 22일 밤,
비행기 좌석앞에 설치된 모니터엔 도착 할 도시인 호주 퍼스(Perth)의  현재기온 11도, 날씨는 "비"라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 도착한 퍼스공항.
  피곤하고, 정신도없고, 연착한 말레이시아 항공 승객들도 내가 탄 비행기와 거의 동시에 도착해서 모두 한꺼번에 공항으로 쏟아져 나오니, 퍼스의 작은 국제공항은 더욱 혼잡스러웠다. 입국수속을 마치니 새벽1시가 좀 넘는시간이었다.
   역시 듣던데로 세관검사가 까다로웠지만 무사히 통과하고, 공항 구석에 잠잘곳을 찾아보니, 벌써 외국인 애가 자리를 잡고 있길래 그리로 이동했다.[호주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예약따위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날이 밝으면 시내로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한 한국인이 무료로 픽업을 해 주고, 자기집에서 자고 가라고해서, 비교적 순조롭게 호주에서의 생활은 시작됐다.


3. 호주에 오기 전, 내가 목표로 한 것.
1. 여행자금 600-700만원가량 모아서 가기.[미국, 중미, 남미 여행]
2. 오래 있지말고, 딱 3개월만 호주에 머물면서 돈을 모으기.
3. 스카이다이빙하기.
4. 서핑하기.
5. 일 끝나고 2-4주(?)정도 호주 여행하기.


4. 호주에 와서, 몸으로 느낀 것.
1. 일자리 구하기가 옛날만큼 쉽지 않다. 특히, 퍼스의 경우 7,8월은 한겨울이라서 농장/공장을 막론하고 일자리가 거의 없었다.
2. 호주의 임금이 생각보다 쎗다. 사실 임금을 시간당 15달러선?, 텍스떼고 12-3달러 생각했는데, 텍스떼고 최고 22.5달러까지 받았으니까 말이다.[야간에 30달러 까지 받은 적도 있다]
3. 서핑하기에 파도는 너무 좋은데, 웬만큼 수영을 못하면 죽을수도 있다?[드넓은 대서양에서 흘러오는 파도가 장난아니었다. 우리나라 풍랑주의보 발효때 수준의 파도]
4. 듣던대로 호주 서부해안의 바다는 정말 깨끗하고, 좋았다.
5. 어딜가든 한국사람이 있다. 대도시엔 특히 바글거린다?
6. 영주권을 따서 호주에 정착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살기 좋은 나라다?[여행을 하면서 내가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나라에 추가되었음- 살아 보고 싶은 곳은 독일, 호주, 뉴욕 그리고 루마니아?ㅋ]


5 일에 대한 것.
  호주에 수요일 밤에 도착해서, 그 다음주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일을 빨리구한편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호주에 온지, 2주 하고 이틀이 지난 뒤, 일을 시작했다. 사실, 농장에 가기싫었는데 나에게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시간도 시간이었지만 내 수중에 돈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기 떄문에 아무 일이라도 해야했다] 시간 = 돈.

컨츄렉터 밑에서 여러 농장을 돌아다니면서 8월 8일부터, 9월 28일까지. 약 7주간 일했다. 그 동안 번돈, 텍스포함해서 5000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캐시로 돈을 받고 일한 경우도 있었다] 
텍스 13%를 제외하고, 생활비를 제외하고, 아끼고 아끼고 아껴서 세이브를 3천달러 좀 넘게 했었다.
하지만, 내 목표금액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
그리고 호주 물가가 예상한것보다 훨씬 비쌋기 때문에 여윳돈이 필요했다.

또다시 약 2주가량 쉬고 나서,
10월 3일. 카날본 농장에서 캐시잡으로 시간당 15달러, 4시간을 일했다.

10월 6일, 부터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10월 6일부터  12월 9일까지, 9주간 일했다. 
사실, 7주 정도만 일할까 생각하고 있었다.[그렇게하면 어느정도 호주여행에 여유가 생길것같기도했고, 호주가 아니더라도 남미에서 여유가 생길것같아서]

하지만 항상 변수는 있고,[사실 돈욕심(?)이라는 것이 조금 생기기도 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 날짜를 생각했다. 언제 떠나야 할까?

비행기표값이 내가 예상했던 금액 약100만원 이었는데, 250만원에 가게되었고[남미로 가는 편도인데 말이다!], 여윳돈 생각에 12월 초에 가기로 결정했다.[한국에 내 동생에게 빌린돈도 갚아야 하고, 주식으로 말아먹은 돈도 좀 메꿔야했고......]

하지만, 막판에 일주일만 일하면 100만원이라는 생각에 1주일 더 일하게 되었다. 100만원이면 남미 한달생활비(?)라는 자기합리화.[삶을 살아가는 가장 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자기합리화]


6. 12월 10일, 새벽에 마지막 일을 끝마치고, 페이를 받았다.

공장에서 9주간 일하면서 번 금액, 16,000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 텍스 3,600달러 정도를 빼고 내가 만진돈은 12,000달러.

사람은 역시, 버는 만큼 쓴다고,,
공장에 일할때는 방값은 좀 비쌋지만 좋은집에 살았다. 전형적인 호주의 전원주택. 집에 정원,수영장이 있었다.
해보고 싶던 서핑도 했다. 서핑보드 새것의 가격이 최소 400달러였기에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했다.[호주애였는데, 처음 제시가격 180달러였는데 겨우겨우 에눌해서 155달러]
해보고 싶던 스카이다이빙도 했다. 퍼스에서 좀 비싸긴 했지만, 560달러에 DVD까지 촬영했다.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할까 말까 살짝 고민했었던..] 스노클링 및 다이빙 장비를 풀셋으로 구입했다. 좋은걸로,,,장비가격만 600달러가 넘는 금액.
차가 없었기에, 어디 자주 놀러갈 순 없었다.[시간적여유도 비교적 많은건 아니었다] 그냥 시티에서 여러 사람들 만났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농장에서 번 돈, 쓸것 쓰고 남은돈 3000달러 정도가 없어져있었다.[-_-어디갔지??  지금도 알 수 없다] 내가 돈을 많이 썻구나 생각했다.
공장에서 번 돈도 꽤 쓴것같았다.
나름대로 유명한 와인팜[호주 서부의 마가렛리버 근처의 와인팜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와인팜이었다]에서 일한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와인을 14병 사서, 한국으로 13병 보냈다.[농장안에 와이너리가 있어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1병씩 보낼땐 40달러, 2병씩 세트로 보낼땐 60달러[와인값보다 보내는값이 더비싼..-_-^] 와인 보내는데만 500달러 정도 썻다.[한국에 와서보니 2병이 도착하지 않았다!!]


7.
호주 올 때, 내가 가지고 있던 돈, 현금으로 약 100만원.
호주에서 4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번돈 약 2000만원

호주를 떠날 때, 내 통장 잔고에 찍혀있던 금액, 530만원,
호주를 떠날 때, 환전한 USD 약 1000달러,
호주를 떠나기 전, 내가 쓴 비행기표값 350만원.
호주에서 텍스로 호주 정부에 바친금액 약 400만원,


호주에 돈벌로 와서, 만족할만큼(?) 돈을 벌었다.
호주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호주에 와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호주에 와서, 많은 것들을 보았다.
호주에 와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호주에 와서, 영어가 조금은 늘었다.
호주에 와서, 많은 생각들이 바꼇다.

호주에 와서, 나는 생각했다.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았다고.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었고, 그리고 다른 목표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