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마카오 나홀로 여행 2010년 9월 13일 ~ 9월 18일

오래 전부터 계획해 온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종다리가 다짐받은)

'나홀로' 홍콩 마카오 여행.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여행을 목적으로 혼자 출국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내가 출국할 즈음은,

길고 힘겹고 치열했던 다이어트의 막바지라 심신이 정상이 아닐 때였다.

오죽했으면.....

집에서 출발해서 홍콩 숙소에 도착한 다음 첫번째 일정인 박물관에 갈 때까지

사진이 12장밖에 없다.

평소라면 요기까지만 해도 사진을 50장은 넘게 찍었을 텐데.

마카오에 갈 때까지 컨디션 회복이 안 됐는지,

홍콩 사진이 별로 없다.

홍콩 사진도 별로 없을 뿐더러 감흥도 별로 없고..

그래서인지 홍콩에 대한 인상도 별로 좋지도 않고....

나의 불운인지 홍콩의 불운인지..ㅋ

나는 홍콩에서 2박, 마카오에서 3박... 이렇게 5박 6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갔다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홍콩보다 마카오가 100배는 더 좋았다.

아까 말한 것처럼 다이어트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실 홍콩은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여행지는 아니다.

쇼핑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빌딩만 가득한 홍콩은 서울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그냥 시끄럽고 복잡하고 번잡한 도시일 뿐이다.

반대로 말하면, 쇼핑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가히 천국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지만. ^^;;

마카오 가는 김에 지나치면 아쉬우니까 그냥 들러본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초장부터 너무 맥빠지는 소리만 했나?

그래도 후회스러운 여행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

어쨌거나 여행기 시작이다~!!!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고 공항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예약해두었던 로밍폰 찾고 환전하고 인터넷 면세점에서 주문해 두었던 면세품 찾고 나니

의외로 시간이 넉넉치 않았다.

한가하게 커피를 마시며 여행의 일정을 체크하고

여행에 대한 설렘을 가다듬겠다던 나의 '로망'은 이번에도 역시 깨지고 말았다.

부랴부랴 비행기 출발....

이번에는 비행기 좌석을 미리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http://blog.naver.com/wingssprout/100108116842)

날개쪽을 피한다고 피했는데.....

그랬는데.....

날개는 피했는데....

날개 아닌 다른 부분이 시야를 방해했다. 끙ㅡㅡ;;

이상하게도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하늘 모습은....

꼭 찍게 되더라.ㅋ

타이항공의 기내식.

Seafood or Pork? 를 묻는 승무원의 목소리를 들으며

건강과 칼로리를 생각해서 '꼭 해물을 먹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 차례가 되자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어이없게도 'Pork, please~'였다.

아....

이 가련한 육식 본능의 동물이여.....ㅠㅜ

오랜 굶주림의 끝에서 결국 식욕은 이성을 누르지 못했구나.....ㅠㅜ

약간 고기냄새도 나는 퍽퍽한 돼지고기를 참으로 알뜰하게 싹싹 긁어 맛있게도 먹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은 '다이어트' 결심이 남아 있어서

음료도 물만 마시고 맥주도 안 마셨는데....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맥주에 커피에 와인까지 챙겨 먹었다.

결국 다이어트로 감량했던 몸무게는 여행후 2kg이 늘어났다.ㅠㅜ)

홍콩 공항 도착.

입국 심사가 아니라 '입경 검사'라고 적힌 글이 인상적이다.

같은 한자문화권임에도,

비슷한 의미임에도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걸 보면 재미있다.

홍콩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옥토퍼스 카드를 사는 것'이다.

옥토퍼스 카드는 한국의 교통카드와 비슷한데.

한국처럼 지하철과 버스, 트램 등의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또는 맥도널드 같은 음식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단 충전해놓고 옥토퍼스 카드로 계산하면,

돈 계산하느라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자잘한 동전도 생기지 않아 좋다.

또 몇몇 버스들은 옥토퍼스 카드로 승차시 할인 혜택도 있으니

옥토퍼스 카드는 홍콩 여행의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공항 출국장에서 나와서 바로 보이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충전된 돈을 다 쓰면,

지하철 역에서 충전할 수 있고 무인 기계를 이용해 충전할 수도 있고. (아래 사진과 같은 기계)

정확하진 않지만 옥토퍼스 사용이 가능한 상점에서는 충전이 가능한 것 같다.

나는 맥도널드에서 충전했다.

중요한 건 나중에 다시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건데.

주의해야 할 점은.

마카오에서 페리를 타고 홍콩 공항으로 바로 가시는 분들은,

마카오 가기 전에 꼭 미리 환불을 받으셔야 한다는 것.

나는 홍콩 공항에서 출국 전에 환불을 받으려고 했는데....

마카오에서 페리를 이용해서 홍콩 공항으로 바로 가는 경우에는

페리에서 내려서 바로 출국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환불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이럴 땐 정말.... 무식이 죄다.ㅡㅡ;;)

옥토퍼스 카드는 바로 공항 버스를 탈 때도 이용할 수 있고

게다가 환전을 바로 해왔으니 큰 단위의 지폐밖에 없을 텐데 홍콩의 버스는 거스름을 주지 않으니

홍콩 공항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옥토퍼스 카드 구매'이다.

공항에서 우선 민박집으로 갔다.

'홍콩 우리집 민박'

가장 저렴한 도미토리 룸으로 예약했다.

도미토리라고는 하지만 한 방에 두 명만 쓰게 되어 있어서.

주변 사람에 크게 방해 받을 일이 없다.

하지만 샤워실이 공용이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너무 작다는 단점이 있고.

방에 콘센트가 하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수건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친절하시고 위치가 좋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짐 풀고 나왔다.

처음 갈 곳은 '홍콩 박물관'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홍콩 박물관 가는 길에 눈에 띈 '찰리브라운 카페'^^

시간 되면 찾아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굳이 찾지 않아도 될 만한 곳에 있었다.ㅎㅎ

하지만 결국엔 시간이 안 돼서 못 갔다.....

홍콩!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복잡한 간판.

보통은 통일되고 정돈된 간판들이 볼거리가 되기 마련인데.

이렇게 제각각이고 지저분한 간판들마저

가장 홍콩을 홍콩답게 만들어주는 이미지로 바꾸어놓았다는 게 신기하다.

곳곳에 여행자를 위한 관광 이정표가 있는데.

난 이 이정표들을 따라 다니면서도 엄청나게 헤매서......

나중엔 이정표를 불신하게 되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