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유명한 소설 '금각사'(1956년작)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작품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외모 때문에 항상 열등감에 싸여 불행하게 살아온 주인공은 금각사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매료됩니다.

그래서 승려가 되어 금각사 처럼 완전한 존재가 되고자 했지만

결국 그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질투와 세상과 자산에 대한 허탈감으로

금각사에 불을 지르고 만다는 내용 입니다.

대체 금각사란 곳이 어떤 곳이고 이 사찰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져 있는지, 현재의 모습은 어떤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각사(金閣寺-킨카쿠지)는 교토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로 공식적인 이름은 로쿠온지(鹿苑寺) 입니다.

1397년 아시카가 요시미츠 쇼군이 은퇴한 뒤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둔 건물이 기초가 되어

1408년 요시미츠의 사후에 불교 선종의 사찰로 변신을 합니다.





3층 건물로 이루어진 누각인 금각은 각 층마다 다양한 건축양식이 적용되어 있어 이채롭습니다.

1층은 헤이안 시대 궁전 건축에 사용되었던 신덴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이는 재료가 가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는 건축양식이라고 합니다.

2층은 사무라이의 주택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양식으로 지어졌고

3층은 중국 당나라 불교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졌으며 지붕에는 봉황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건물 2층과 3층 전체가 황금으로 뒤덥힌 화려한 '금각'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는 유명 건축물이 됩니다.

원래 이름인 로쿠온지가 아닌 금각사로 불리우는 것도 금으로 치장되어 있는 '금각'의 유명세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작은 화재로 2번 정도 훼손이 되기는 했지만 금방 복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50년 7월 2일 새벽

로쿠온지의 금각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습니다.

마침 비가 오고 있었지만 불길은 건물 전체를 집어 삼킵니다.

 
결국 50분만에 화려한 황금빛 건물은 잿더미로 변하고 맙니다.

현장에 설치 되었던 화재경보기가 마침 며칠전 고장이나 미처 화재를 발견하지 못한 사이

500년이 훨씬 넘은 화려한 문화재가 손도 쓰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것 입니다.

사건 직후 로쿠온지 뒷산에서 사찰의 수행승려가 음독 후 할복자살을 기도하다가 발견이 됩니다.

범인으로 밝혀진 21살의 젊은 승려는 방화 뒤에 타오로는 금각사와 함께 사라지려 했지만

'바지가 타기 시작하자 뜨거워져, 무서워서 산으로 도망'을 쳤다고 합니다.

그 후에 다시 음독 자살을 시도하고 할복을 하기 위해 칼로 자해를 하다가 검거가 됩니다.

범인은 징역 7년이 형을 받고 수감되었고, 범인의 모친은 투신 자살을 하는 비극으로 사건이 마무리 됩니다.  

이러한 사건의 내용을 토대로 수많은 이야기들이 지어었으며

앞에서 언급한 유명한 작품 '금각사'도 그 중의 하나 입니다.

말 더듬이에 불우한 생활을 해왔던 범인이 승려가 되고자 금각사에 들어왔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질투' 때문에 불을 지른다는 작가 미사마 유키오의 분석이 정답인지는

범인이 1956년 3월 7일에 병으로 죽음에 따라 아무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화재 후 금각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처참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화재의 피해로 창건자인 무로마치 막부 3대 쇼군 아시카가의 목상(당시 국보)를 시작으로

관음보살상과 불교경전 등의 귀중한 문화재들이 화재에 희생을 당합니다.
 
 

대부분의 문화재들이 잿더미가 되었고 국보인 아시카가 요시미츠의 목조상만이 반 정도 탄채로 구조가 되었습니다. 

타다 남은 잿더미 속에서 건져낸 얼마 안되는 잔해들은 이후의 복구작업에 기초로 사용이 됩니다.
 
 

일단 건물 잔해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한 후 금각 복구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복구작업을 위해 나무판 1장당 10엔씩 모금운동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복구작업은 즉시 실시되지 못하고 지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시작된 복원작업은 3년이 지난 1955년 결실을 맺게 됩니다.

 당시 돈으로는 큰 금액이었던 3천만엔의 자금이 모여져 금각의 복구작업은 순조롭게 진행이 됩니다.

게다가 메이지시대인 1903년 수리작업을 하면서 발견한 설계 도면의 도움으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가능했습니다.
 
 
 
 
 
 
 
 
 
 
 
 
 
 
 
 
 
 
 

1955년에 복원된 금각은 화려했던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많이 부족하였던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서둘러 실시된 복원공사의 영향으로 금박이 떨어져 나가기도 해서

사람들로 부터 금각이 아닌 '흑각'이란 비난도 받았습니다.

결국 1987년~1988년 7억4천만엔의 막대한 자금을 들여 2차 복원공사를 실시하고

1998년에는 3차 복원공사를 통해 누각 지붕을 대대적으로 교체했습니다.

결국 방화로 소실된지 50년이 지난 1999년에 복원작업은 최종 마무리를 짓게 됩니다.

이후로도 정기적인 보수는 수시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1994년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어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은 금각사는

교토여행을 가면 꼭 찾아가야 하는 일본의 중요 문화유산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습니다.

그럼 현재의 모습은 어떤지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금각사에 가기 위해서는 교토역에서 버스 205번을 타고 킨가쿠마에역에서 하차를 합니다(40분소요). 

지하철 기타오지역에서 버스(101, 102, 204, 205번)를 타면 10분이면 도착을 합니다.
 

금각사의 입장료는 400엔 입니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부적과 같이 생긴 종이를 줍니다.

한글로 된 팜플렛도 받을 수 있습니다.

금각사의 관람은 9시부터 17시까지 가능 합니다.

입장권을 받아 들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정문부터 금각까지 가는 사이에는 깨끗하게 닦여진 정원으로 둘러싸인 산책길을 따라 갑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화려하게 복원된 금각 입니다.

건물은 커다란 연못의 한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더불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연못에 반사된 황금빛 건물의 모습이 그 운치를 더합니다.
 
 

1층은 침전과 거실로, 2층은 관세음보살을 모시며, 3층은 불전으로 사용이 된다고 하나

일반인에게 공개는 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건물 2,3층 전체를 덮은 황금으로 눈이 부실(?)정도로 화려합니다.
 
 

지붕위에 올려진 황금 봉황의 모습이 아주 당당합니다. 
시가 3억엔 상당의 이 봉황을 훔치기 위해 헬기까지 동원한 도둑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화재로 소실되기 직전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더 화려해졌다는 지적도 많이 받고 있지만

당국에선 화재직전이 아닌 처음 만들어졌울 때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호수 한쪽에 자리잡은 금각만을 구경하고 가기에는 왠지 아쉬운 기분입니다.

금각사의 나머지 부분에는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살짝 둘러보기로 합니다. 

'육지의 배'라고 불리우는 소나무 입니다.

정말 배 한척을 보는 듯한 모습으로 잘 가꾸어져있습니다.

아시카가 요시미츠가 아끼던 분재를 옮겨 심어 배 모양으로 가꾸었다고 합니다.

금각의 뒤쪽으로는 오르막길이 있습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 아래로 황금빛 금각이 내려다 보입니다.
 
 

언덕위에는 셋카테이라는 아담한 건물이 있습니다.

에도시대에 만들어져 다실로 사용이 되었던 건물로 

저녁노을의 경치가 아름다워 셋카테이(夕佳亭)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정원 곳곳에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불상이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을 비롯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관람동선의 마지막에는 작은 기념품점이 있습니다.
작고 귀여운 물건들이 주머니를 노리고 있습니다. ^^
 
 

예쁜 기념품을 파는 상점을 지나오면 지혜의 신이란 후도뮤의 동상이 있는 후도당이 있습니다.

본존은 석부동명왕이라 하며 염험한 기운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하러 온다고 합니다.

이상에서 일본 문학의 명작이라는 '금각사' 소설의 소재가 되었던 교토의 금각사를 둘러봤습니다.

금각사의 화재와 그 복원과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남대문 화재를 떠올리게 됩니다.

초라한 자신과 대비되는 아름다운 금각사를 시기하여 불을 지른 젊은 승려와

토지 보상이 잘못되었다며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불을 지른 노인이 너무 다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국가의 대표 문화재로 여겨지던 건물이 어설픈 진화과정 속에 타버린 후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자 복원해가는 모습은 아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일본의 금각사가 초기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50년만에 복원되었던 일을 교훈삼아

우리 남대문은 보다 신중하게 차근차근 복원하여 온전하게 옛모습을 되찾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