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마치고 시내투어상품인 'HOP ON & HOP OFF' 티켓을 끊었다. 시티투어버스와 운하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가격은 25유로, 암스테르담 시내를 처음엔 도로로 그리고 버스에서 내린 후 뱃길로 돌아보는 코스이다.
시티투어버스는 담락거리를 기점으로 시내 명소인 안네프랑크의 집 반고호 박물관 등 암스테르담 시내의 주요 볼거리를 돌아볼 수 있도록 코스가 설정되어 있다.
도우미는 먼저 GPS가 장착된 리시버를 배급해 주었다. 총 15개 국어로 안내되는 리시버란다. 당연히 우리나라 말로도 들을 수 있다. 버스는 또 천정까지도 투명하게 만들어 놓았다. 여기까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참 고맙게 느껴졌었다.
버스에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선 시내투어 출발, 유리창을 통해 오래된 도시 암스테르담의 시내 풍경이 눈에 담긴다. 오래된 풍차와 초록잎이 무성한 나무들.......옛날과 지금이 어우러진 모습들이다.
도로를 가로지르는 운하 또한 쉴새없이 나타난다. 육지가 아닌 물 위에 만들어져 있는 이 도시는 165개의 운하 위에 1,292개의 다리가 걸려있다고 한다. 과연 암스텔강에 댐을 설치해서 만들어져 붙여진 이름 암스테르담을 실감케 한다.
버스가 처음 멈추어 선 곳은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가공업체로 알려진 '가산 다이아몬드' 공장, 가이드는 한 시간 후에 출발이라고 알려준다. 뭐 그리 볼거리가 많다고 한시간씩이나......유감스럽게도 관광 첫 일정이 우리나라 싸구려 관광버스처럼 건강식품공장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게한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다이아몬드 세공으로 유명한 나라이니 한번쯤 들려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보석에 별 관심이 없다보니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약 20분, 하릴없이 서성거리다 출발시간이 되어 버스로 갔더니 차가 고장이 나서 움직일 수 없다는 황당한 말을 들어야 했다.
기약도 없이 마냥 기다리라는 말에 따져봤지만 자기들은 어쩔수 없단다. 대체버스가 언제 오냐는 물음에도 알 수 없다면서 그저 기다리라고만 한다. 한 시간여 더 기다리다 택시를 잡아타고 출발지점에 있는 매표소로 돌아가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규정 상 불가하다며 고개를 가로젖는다. 결국 운하버스 일정을 크루즈 이용권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 짓고는 매표소를 빠져나왔다. 안네프랑크의 집이며 고호박물관도 둘러보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게다가 택시비용까지 이리저리 많은 손해를 보게 한 암스테르담의 시내투어는 점심식사를 했던 레스토랑과 함께 네덜란드인들에 대한 이미지를 아주 부정적으로 남겨지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