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흐르고 뻐꾸기는 우는데
-이 경순 -
우울한 날에
내 홀로
뒷 산마루에 앉았노라면
뻐꾸기는 산에서 살자고
울음을 우는데
구름은 하이얀 테이프를 던져 두고
바다로 흘러 갔다
산에서 살자니 구름이 손짖이요
바다로 가자니
뻐꾸기는 울음을 어이 하리
눈물로 기름진 밭 이랑에다
청춘의 씨앗을 묻어 놓고
권태의 멘트가 휘날리는 거리에서
우울을 츄잉껌 처럼 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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