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호수·피오르드... 북구 낭만의 선율

자연은 뒷전으로 물러났고 팍팍한 도심 한 복판에서 넥타이 부대들은 빌딩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야심한 시간에도 건물 내 불빛은 달빛보다도 밝기만 하고. “휴우~” 긴 한숨이 나오고 퇴근 시간이 한 참지나 지하철과 버스를 타기 위한 군중은 하나가 되어 버린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우리들은 또 긴 그 다음날을 맞이해야만 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은 매일 매일을 이렇게 일상의 시작을 보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을 시간싸움에 매달리게끔 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틀에 맞춰 정해진 여름 휴가철이 되면 또 허둥지둥 공항으로 향하고 해외여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피곤한 또 하나의 일상을 마치고 역시 “휴우~”를 외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넉넉한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우리들이기에. 가까운 아시아권 유명 가족여행지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끌어안고 오거나 해외임에도 온통 한국인만이 들끓는 여행지에서 다른 형태의 한국을 보고 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새로운 경험 혹은 새로운 충전은 고사하고 새로운 두통을 만들어 오기 때문이다. 심호흡 크게 하고 시야를 밝혀 마음 한켠에 둔 모든 찌꺼기 를 두고 올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원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지난 2008년 4월16일 서울에서 노르웨이의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 ‘노르웨이의 힘은 자연에서 나옵니다(Norway. Powered by Nature)’를 알리는 런칭 행사가 열렸다.

스웨덴과 함께 스칸디나비아를 양분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위대한 자연의 힘을 원천으로 한 대표적인 여행 목적지. 또 전형적인 복지국가의 표준으로 일컬어지는 노르웨이는 단순히 잘 사는 나라라는데 그치지 않고 관광산업의 정수로 꼽힐 만한 대자연의 원천을 빌어 북유럽 4개국(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혹은 스칸디나비아 3개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40%까지 세금을 정부에 내야만 하는 이유. 요람에서 무덤까지 철저한 정부의 지원은 우리나라가 부러워할만한 정책임에 틀림이 없다. 태어나서 3살이 될 때 까지 나라에서 아이를 위해 우유는 물론 기저귀까지 지원을 해주고 또 부모는 1년씩 번갈아가며 휴가를 낼 수 있다고 한다. 학생이 되면 전액 등록금을 정부에서 내줄 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선 실업급여가 80%이상 지급이 된다.

출퇴근시간은 우리나라에선 상상할 수 없는 수준. 보통 오전 9시 출근에 오후4시가 퇴근 시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만약 출근을 30분 먼저 했을 경우 퇴근 역시 30분 먼저 할 수가 있다. 또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지만 밖에서 식사를 안 하고 사무실에서 식사를 할 경우 30분을 근무시간으로 쳐준다고 한다.

이밖에 오후에는 별도의 커피타임이 30분씩 주어진다. 이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평일 퇴근 일찍 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데 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자연의 품으로 안기기 위해 아이와 어른들은 하나가 되어 스키장으로 혹은 캠프파이어를 즐긴다.

유독 이런 국민 위주의 정책 탓인지 노르웨이 어디를 가나 유모차 행렬은 무척이나 자연스 럽기 만하다. 부러운 행렬은 아닐지. 도시마다 각양각색의 이미지와 풍광은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신선함과 새로움에 풍만함을 제공해 준다.

당시 런칭 행사에 참가했던 페르 홀테 스칸디나비아정부관광청 회장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노르웨이는 자연으로 이뤄진 나라입니다. 어느 나라보다도 더욱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노르웨이가 한국인들에게 가깝게 다가서기를 기대합니다. ‘Norway. Powered by Nature’ 캠페인의 문구처럼 왜 노르웨이의 힘이 자연에서 나오는지를 제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드립니다”

노르웨이에 대한 감상은 이렇다. 이곳은 분명 아무런 특별한 관광지가 없음에도 왜 이렇게 몸과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걸까. 때론 강하게, 때론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 한 청명하고 깨끗한 자연, 구름의 변형은 마치 시인의 노래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듯 하고.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아니 꿈같은 세상이 열린 건 아닌가. 자연에 의한, 자연을 위한, 또 자연의 힘을 빈 노르웨이에 대한 단상이다.

사진 설명:
1-오슬로 거리에서 만난 노르웨이 아이들
2-비겔란 조각공원은 노르웨이 젊은이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하기 좋은 최고의 휴식처.
3-후띠루튼에서 내다 본 노르웨이 풍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