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난 도서관 체질이 아닌 듯 하다.
도서관 옆을 지나는 것
마치 경찰서 옆을 지나는 것과 같은 느김이라고 할까?
낡고 오래된 것
경험하고 익숙한 것의 다른 표현 일 수도 있다.
삼청동 골목을 지날 때
왠지 모를 익숙함이란
내 어릴 적 살던 모래내 골목길들 같아서 일까
정말 요즘 골목길을 걸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아파트 단지에는 골목길이 없다.
신도시에 살면서 골목길을 만나는 건 낯선 경험이다.
겨울 이미 말라버린 화분들에서 지난 시간을 느낀다.
자화상
나 자신을 디자인 중인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있다.
아니 이십년 동안 만들어진 작품을 다시 고친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열심히 쉬지 않고
나 자신을 디자인해야겠다.
참 신선한 커피를 파는 가게
커피팩토리
느낌이 신선해 보이는 걸까
독립된 커피집을 만나는 것이 어색하리만큼 우리는 시스템속에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음식인데
나름의 멋과 맛이 사람에 대한 정성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정말 혼이 있는 음식을 만나고 싶은 욕심이 크다.
아니 어쩜 혼이 있는 음식을 만나도
바빠서 잊어 버릴지 모른다.
그게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이다.
어지러운 전기줄이 걸려 있는 전봇대 하나도
삼청동에서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역시 사람은 익숙한 것에 대한 동경을 가지며 사는 것 같다.
흔한 골목 하나 찍어 놓고
시간 여행을 떠난다.
한 사십년전쯤의 모래내 골목길을
갑자기 나 살던 동네에 가고 싶어진다.
낡은 벤치와 나무 화분이 따뜻해 보이는 겨울이다.
내 마음은 지금 어떤 무늬일까?
갑자기 궁금해 진다.
일요일 오후 좁은 삼청동 골목에 사람이 많다.
그리움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