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심씨 300년 세거지 풍천면 인금리
이곳에서 기와집과 초가를 함께 만난 날이다.
월오헌고택과 심씨댁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기와와 볏짚을 각각 이고선 담장 사이를
해가 드나들듯 담장너머를 기웃 거리며 드나들어 본다.
인금리 심씨댁(仁今里沈氏宅 경북문화재자료 제389호)은
초가이긴 하나 안채와 문간채를 가진
꽤 규모있는 모습이다.
바람을 막아주듯 자리잡은 뒷산이 언덕처럼 낮게 자리하여
하늘이 시원스럽게 다가온다.
안채의 바깥쪽 마루가 있는곳이 사랑채 역할을 한듯하다.
누가 반기기라도 하는듯 자연스럽게 협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채와 문간채가 나란히 이마를 맞대고 마주보고 다정하다.
이곳은 인금리에 입향한 청송심씨 10대손이 1930년경에 지었다고 전해진다.
건립당시는 초가였으나 슬레이트로 지붕을 개조하였다가
근래에 다시 초가로 복원되었다.
안채의 대청마루와 연결된 툇마루에 앉은 햇살이 따사롭다.
마당을 거닐기 보다는 마루에 앉아 햇살을 즐기기로 했다.
이런날 집안에서 따뜻한 햇살을 반길수 있다는게 너무 맘에 든다.
문간채의 모습이 이채롭다.
외양간 문이 미닫이이다.
대문 오른쪽 조금 높이 자리한
작은 나무창살이 있는
이것이 무엇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닭장이란다.
이제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소박하지만 쓰임새 있는 구조로 보아
집을 지은 주인의 성품이 살뜰했을것만 같다.
닭장의 문이 앙증맞고 귀엽다.
내가 지금 집을 지어도 이런 모습을 만들지는 못하겠지?
문간채와 ㄴ자를 이루는 방앗간까지
정말 고루 필요한 기능을 다 갖추었다.
어쩜 이리 꼼꼼한 것인지?
이곳에 들어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초가가 이렇게 짜임새있고 아름다운지 새삼 알게 된다.
작은집에 어찌나 구경꺼리가 많은지
발길 돌리기가 아쉽다.
마당을 종종 걸음치며 왔다갔다
꼭 내가 이집에 살고 있는것처럼 다녀본다.
가벼이 나서도 언제나 가까운곳에서
옛집을 만날수 있음이 너무나 기껍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