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3일 ~ 7월 25일

28만원돈을 주고 한국에서 미리 여행사를 통해 쿠페(4인실)를 끊었다는 보람이 얘기를 듣고

난 그냥 처음부터 그보다 낮은 등급인(제일 낮은 등급이기도 한) 쁠라찌까르타에 타기로 했다.

러시아 여행카페에서 정보를 찾아보니, 쁠라찌까르타칸은 위험하니 왠만하면 여행자는

쿠페를 이용하라는 말이 있었지만 벌써부터 28만원씩이나 하는 큰돈을 지출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 타고 가는 기차칸 안에서 설마 무슨일 있겠냐 싶어 6인실을 이용했다.

내가 탄 블라디보스톡-모스크바 시베리아 횡단열차이다.

쁠라찌까르타 내부 모습... 2틀째에 이 난리다,, 모스크바에 가서는 어떨까 기대된다.

나랑 유일하게 말동무가 되어준 글라비시아

결론부터 얘기하면 어떤 소년이 내가방을 만지작 거리다 들킨일을 제외하곤 아무 일도 없었다.

개방형 침실칸인 쁠라찌카르타는 러시아 서민들이 이용하는듯 보였고

가족단위가 많아보여 위험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다만 내 자리가 2층이었는데, 내 침대칸 바로 위에 있는 짐칸이 너무 낮아 앉아있을 수가 없어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가려면 침대에서 내려가야 하는데

침대도 높기 때문에 귀찮아서 왠만하면 잘 내려가지 않게 되 오랫동안 누어있으니

허리가 많이 아펐다.

tsr을 이용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일은 대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 -_-

70시간동안 이동하면서 말을 거의 하지 못해 입술이 달라붙는지 알았다.

배낭여행자의 로망! 시베리아 횡단열차!!!

나도 횡단열차를 타기전까진 긴시간이 문제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동안 복잡했던 생각들을 정리하며 창밖을 바라보고 우아하게 차 한잔 마시며

그렇게 시간을 보낼줄 알았는데…

이건.. 똑바로 누웠다 뒤집어 누었다 낮에는 더워서 땀흘리고 밤에는 추워서 콧물을 훌쩍거리고

씻지못해 머리는 떡지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기괴한 상상만 하고… -_-

암튼 배낭여행자의 로망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생각만큼 멋지지 않다. 쩝..

블라디에서 이르쿠츠크까지 70시간 이동하는데도 이런데…

이르쿠츠크에서 모스크바까지는 5일정도 걸릴텐데 생각만해도 어지럽다 -_-

그땐 꼭 1층침대를 예약하리다!

아직 도착까지 5시간정도 남았는데.. 지금 막 바이칼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와.. 이건 호수가 아니라 바다다 바다!

이르쿠츠크에 도착하면 우선 시내에서 1박 후 바이칼호수 안에 있는 알혼섬이란곳에 들어가 5일

정도 있을 예정이다.

그동안 블라디 인터넷 사정이 안좋아 인터넷을 못했는데 알혼섬은 전기도 잘 안들어 온다고 한다.

-_- 즐겨야지 어쩔수 있겠어??!!! ㅋㅋㅋ

tip..

tsr을 이용하려면 꼭 1층침대를 예약하도록 하자.

2층은 짐을 나둘 자리도 없고 내려갔다 올라왔다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리고 창문이 침대에 비해 낮아 밖을 보기에도 어렵다.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니 1층을 예약하세요~~

간간히 큰역에 정차할땐10~20분정도 쉬었다가 간다.

그럴땐 현지인들이 지갑들고 나가면 따라나가보자.

나가면 바깥공기도 쐬고 먹거리를 팔러나온 지역주민들도 있다.

음료수,맥주,아이스크림,빵등등 여러가지를 파니까 꼭 간식을 매끼니 다 준비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