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일본을 다녀왔다.

남들은 내가 일어도 엄청 잘하고 일본은 수십번 다녀왔으니

2008년의 여름휴가는 다른 데로 가실꺼죠 언니? 라는 아주 명쾌하고 깔끔한 질문을 했다.

첫 여행이었는데 그사이 남들에게 난 그런 이미지가 되어있었던건가?

생각해보니 여권도 없으면서

2004년 여름에 일단 여권 케이스를 샀던 기억이 난다. ㅎㅎ

결국 못갔지만 ㅠㅠ

사실 일본이 엄청 가고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10년을 가까이 일본을 가겠다고 말을 했었지만

정말 유창한 일본어를 하기전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말도 안되는 선언을 하며

10년째 난 히라가나밖에 못했고, 결국 못갔다 ㅡㅡ

사실 못갔던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

2009년 여름 이태리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을 감당못해 허우적 대다가

12월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겠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그 사진들을 뒤로 한채 홍콩을 다녀왔다.

그러고 며칠전...

여성포털 이지데이의 컨텐츠 팀에 계신 강모양께서 여행MANIA칼럼을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사이 남들에게 난 여행마니아가 되있었던건가?

사실 내가 좀 풀어놓을 얘기는 며칠 밤낮을 해도 모자라다 ㅎㅎㅎㅎㅎ

여성포털 ezday 여행나들이 마니아 입니다.
7차원 웬디의 지붕 뚫고 네버랜드~gogo!!
http://mania.ezday.co.kr/aimezmoi

그리고 2010년 새해가 밝았다.

나는 가까웠던 사람의 죽음이
확실히 강력한 자극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슬픔과 함께 자신의 죽음을 자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젊은이로서는 깨닫기 어려운
인생의 유한성을 깨닫고
무언가 일을 하려면 끊임없이 전진해야 함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 존 소펠의 <토니 블레어> 중에서

어린시절 즐겨읽던 J.M. 배리의 희곡 [피터팬]에는
대조적인 두 여성이 등장한다.
한 사람은 자유롭고 활동적인 요정 '팅커'이고,
다른 한 사람은피터팬을 어머니 같은 태도로 대하는 '웬디'이다.
'웬디와 '팅커'는 모두 피터팬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성격은 정반대로나타난다.

즉 '웬디'는 무책임한 피터팬을 극도의 책임감을 가지고 보호해 주면서도
무슨 일에나 불평불만을 늘어놓은 다음에야 그 일이 실된다고 생각하는 여성인 반면,
팅커는 피터팬의 어머니 역을 거부하고 그의 어린애 같은 약점을 고쳐주려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또 '웬디'는 성실하고 얌전하여 피터팬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용납하고 있으나,
'팅커'는 하고 싶은 말을 무엇이든지 하고 마는 성격으로 피터팬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다.

웬디의 내면에는 두 가지 모습이 공존(共存)하고 있다.
하나는 '상냥하고 겁많은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서워하는 소녀를 지키기 위한 '과보호적인 어머니'이다.
그런데 웬디 덜레마에 빠지게 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겁많고 나약한 소녀'의 모습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학교를 가기 나는...
혼자선 배를 타든 차를 타든...
거제도 밖을 나가는 것 조차 아주 겁내했던 상냥하고 겁많은 소녀 웬디..
정말이지 심각한 웬디증후군이였다...

물론 졸업을 하고도 한참동안을
집 학교 집 학교 밖에 몰랐고;;;

대학을 가서는 매일 몇번씩 집에 전화를 하고

졸업하고도 한참을 해가 떨어지기 전에 일찍 집에 갔다 ㅡㅡ;;

어느날 문득,,

난 웬디가 아닌 팅커가 되고싶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

이대로 있으면 숨이 막혀서 안되겠다는 생각..

나를 신경쓰지 않는 날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았다.

난 여행이 정말 절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