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시장 최민호)가 지난 11일 세종호수공원 주무대에서 ‘세종한우브랜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지역 대표 브랜드 ‘세종한우대왕’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화려한 출범식과 달리, 지역 축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행사는 세종 한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시민·농가가 함께 브랜드 비전을 공유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현장에는 최민호 시장과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 인사, 생산자단체 및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출범을 축하했다. 시민 공모로 선정된 브랜드명 ‘세종한우대왕’과 캐릭터 ‘투뿔이’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시는 향후 ▲생산·품질 강화 ▲유통 구조 개선 ▲홍보·마케팅 확대를 통해 세종한우를 전국적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세종 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8.6%로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는 점을 근거로, ‘세종대왕의 이름을 계승한 대한민국 대표 한우’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랜드 선포’가 곧 ‘시장 경쟁력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현재 세종지역 한우농가는 규모가 작고 개별 판매 중심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브랜드 통합 관리 및 물류 유통망 구축이 미비한 상황이다. 또 대형 유통망을 이미 확보한 타 지자체 한우 브랜드(횡성, 안성, 횡천 등)와의 경쟁에서 차별화 전략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세종한우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품질 인증을 넘어 ▲사료·사육환경 표준화 ▲친환경·동물복지 인증 확보 ▲지속가능 유통 체계 구축 등 장기적 산업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름과 캐릭터 공개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농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유통 지원과 판로 확대가 병행돼야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호 시장은 “세종한우대왕이 전국 최고 품질의 한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10-12 16:5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