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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신태용 감독(55)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울산 구단은 9일 “신태용 감독과 결별이 최종 결정됐다”고 알렸다. 8월 5일 울산 사령탑에 오르며 2012년 12월 이후 13년 만에 K리그에 컴백한 신 감독은 불과 65일 만에 야인으로 돌아갔다. 울산은 우선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55)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2009년 성남FC 감독대행으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한 신 감독은 데뷔 시즌 K리그와 FA컵(코리아컵 전신)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정식 감독에 올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제패했고, 2011년엔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후엔 각급 대표팀을 거쳤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맡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섰고, 2017년엔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다. 또 A대표팀 소방수로 부임해 2018러시아월드컵을 지휘했고,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진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었다.

큰 기대 속에 김판곤 전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을 맡게 됐으나 아쉬움이 많았다. 복귀전인 8월 9일 제주 SK와 K리그1 홈경기를 1-0으로 승리해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위닝 멘탈리티’가 완전히 사라진 팀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이후 K리그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에 그쳐 정규리그 32라운드까지 10위를 마크, 2015시즌 이후 10년 만의 파이널B행이 확정됐다.
A매치 휴식기를 맞아 반등을 준비했으나 조급한 울산은 기다리지 못했다. 8일 늦은 오후에 구단은 결별을 통보했다. 9일까지 팀 훈련을 이끌고 물러난 신 감독은 스포츠동아에 “경질이 맞다. 최선을 다했으나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해 K리그1 3연패에 성공했으나 이번 시즌은 처참하다. 만약 10위로 파이널 라운드까지 마치면 K리그2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김 전 감독도, 신 감독의 지도력에도 의문부호가 찍힌 건 사실이나 한 시즌에 2명의 지도자가 교체되는 것은 K리그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결국 벤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행정 실책을 반복한 구단 수뇌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10-09 17:3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