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가 ‘삼바군단’ 핵심 미드필더 카세미루의 계약연장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엄청난 재정 압박 탓이다. 계속 동행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으나 현실은 냉혹하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15일(한국시간) “맨유가 카세미루의 계약을 이번 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연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선수도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임금 삭감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럴 만도 하다. 카세미루의 주급은 무려 37만5000파운드(약 7억 원)에 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체로 봐도 단연 톱클래스에 해당한다. 현재 그의 계약은 내년 6월 말에 만료되지만 맨유는 2027년 6월까지 12개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후벵 아모림 감독(포르투갈)의 입장은 명쾌하다. “계속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다. 카세미루 또한 익숙한 클럽에서 좀 더 편안하게 축구를 하길 희망한다. 맨유는 카세미루의 가치가 앞으로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를 떠나보내면 막대한 재정적 이득을 얻을 수 있겠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동행’이 옳다.
브라질 국가대표인 카세미루는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탈리아)이 이끄는 자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동아시아 투어에 나섰고,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호’와 격돌해 5-0 대승에 큰 역할을 했다. 경기 전날(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도 브라질 선수단 대표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계속 웃지는 못했다. 14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끝난 일본전에선 충격의 2-3 역전패를 경험했다. 2-0으로 앞서다 순식간에 3실점하는 악몽을 겪었다. 역시나 이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뛰었다. 카세미루는 브라질 대표팀에서 A매치 80경기를 소화했으나 이렇듯 성적은 고르지 않았다.
물론 맨유에서도 신통치 않다. 카세미루는 2022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떠나 EPL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리그 통산 83경기에 출전해 7골을 뽑았다. 요즘은 흔치 않은 ‘맨유 우승’도 이력에 추가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차례 정상에 선 그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선 카라바오컵(리그컵)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을 제패했다.
카세미루는 2025~2026시즌 개막 후 EPL 초반 5경기 중 4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첼시와의 대결에서 전반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출전 정지 기간에 펼쳐진 브렌트포드 원정에서 쓰라린 패배를 지켜본 카세미루는 A매치 휴식기에 앞서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선덜랜드전에서 다시 선발 복귀해 85분을 소화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10-16 00:0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