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려고 하는데 좋은 소식이 왔네요. 1차면접에 합격했으니 최종 임원면접 준비하라고 합니다. 아~ 오늘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연락이었는데...ㅠ..ㅠ 기쁩니다. 이제 최종면접 잘 준비해서 저도 사회인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 즐거운 마음을 담아 즐거운 영화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작년에 개봉해서 참 재밌게 봤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입니다. 코미디 영화 전문 감독 중 참 좋아라 하는 '김상진'감독의 작품입니다.



<가문의 부활>이후로 정통코미디를 보지 못했던 저에게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의 발표는 저의 마음을 부풀게 했었습니다. 정통코미디뿐만 아니라 제대로된 코미디를 본 기억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언젠가 부터 코미디에는 조폭이 없으면 안되었고 온갖 욕과 슬랩스틱 난장, 그리고 겁나게 무식한 캐릭터가 없으면 말이 안되는 상황이 되었죠.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나 코믹을 더한 드라마류의 영화는 그동안 많았지만 정통으로 코미디만을 밀고 나간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으며 호평을 받았던 영화는 더더욱이 없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더더욱이 이 영화가 기대됐었는지 모르겠네요.

김상진 감독의 코미디는 상황에서오는 코미디를 추구합니다. <두사부일체>시리즈나, <가문의 영광>시리즈 그리고 기타 코미디에서 보여지는 위에 언급했던 조폭 등등의 요소로 웃기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요소로 웃기는 코미디는 최악으로 평합니다. 웬만해선 악평을 안하는 저도 <투사부일체>를 '쓰레기'리고 극악의 평을 했었죠. 김상진의 코미디는 이런 것들이 없어서 좋습니다. 상황적 아이러니에서 오는 코미디. 실제로 당한다면 정말 어이없는 그런 상황을 김상진 감독은 정말 잘 캐치해내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권순분여사 역의 나문희. 국밥으로 수천억의 재산을 모아냅니다.

김상진의 코미디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부터 빛을 발합니다. 코미디 명예의 전당에 올려도 반론이 없을 이 영화는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었죠. 이영화로 인해 이성재, 강성진, 유오성, 유지태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영화에서도 그저 '그냥' 주유소를 터는 일당으로 시작해 점점 황당스러운 상황으로 치닫으며 웃음을 유도합니다. <신라의 달밤>에선 어릴때와 완전 상반된 모습으로 재회하는 두친구, <광복절 특사>에선 탈옥한 두 죄수가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상황, <귀신이 산다>에서는 집주인 내쫓으려는 귀신과 그에 절대 굴하지 않는 집주인. 이제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에서는 납치된 권순분여사가 오히려 납치작전을 지휘한다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코미디적 상황을 잘 만들어내는 감독이 또 있을까요.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늘어만 놓는것이 아니라 마무리도 깔끔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주연 캐릭터의 설정도 상당히 잘 설정해주어서 배우의 비중도 잘 잡아줍니다. 관객은 그냥 즐기면서 봐주면 되는 그런 상황까지 만들어주는 것이죠.


납치범들 종만, 근영, 도범

줄거리

『감옥에 있는 임신한 아내의 보석금 2천만원 도범, 우즈벡과의 맞선 사기 금액 근영, 도범의 처남인 백수의 생황자금 종만. 이 세명은 이런 이유로 국밥으로 억만장자의 신화를 이룬 권순분 여사를 납치하게 된다. 하지만 권순분 여사의 자식들은 어머니의 납치소식에 콧방귀도 뀌지않는다. 이에 열받은 권순분 여사는 자신의 몸값을 500억원으로 잡으며 납치범들과 함께 작전을 짜내는데...』

김상진 감독이 '나문희 여사님이 있었기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말한것처럼 영화에서 나문희의 카리스마는 상당한 포스를 뿜어냅니다. 그녀가 아니면 과연 누가 어울렸을까. 김수미? 전원주? 여운계? 기타 등등? 캐릭터의 성격이나 배경 등등을 고려했을때 가장 적임자는 나문희였을것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후로 거침없는 주가 상승을 하고 있는 나문희 여사는 요즘 방송계의 캐릭터잡기 대세에 앞서있는 배우로 성공했습니다.


종만역의 유건

영화에서는 각 등장인물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잘 표출해냅니다.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는 영화의 맛을 잘 살려내주고 코믹함도 더해줍니다. 김상진 감독의 출세작 <주유소 습격사건> 네명의 주인공들 처럼 말이죠. 그리 큰 비중이 없는 미애(윤주련 분)나 가장 독특한 캐릭터인 안선녀(박준면 분)까지 각자 개성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입체적인 면을 보여줄때 가장 평면적인 캐릭터로 일관하는 안재도(박상면 분)로 어느정도 균형을 잡아줍니다.

사실 사건발생의 개연성이 떨어지긴 합니다. 게다가 사건전개의 오바는 대단하죠. 하지만 코미디는 약간 오바를 해야 코미디가 됩니다. 그러니 그런점은 넘어가구지죠. 뒷부분엔 약간 유치스런 설정도 있습니다. 이부분은 영화의 헛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역시 그냥 넘어가구지죠. 오락영화니 넘어가자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락영화에서 내용에 대한건 상당히 관대합니다.)


근영역의 유해진

주연 4인방의 연기야 워낙에 관록이 있는 사람들이니 좋습니다. 단, 종만역의 유건은 자신의 캐릭터를 잘 못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입니다. 뭔가 어정쩡한 캐릭터. 미애역의 윤주련은 그리 많은 분량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상당히 인상깊습니다.(개인적으로만 -_-;; 사심이 섞여있는...)

'자식새끼 키워봐야 다 소용없다'라는 모토로 만들어진 듯한 이영화는 고부분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볼만합니다. 부모님이 생각나기도 하고말이죠. 추석이나 설날에 어울릴만한 내용입니다. 15세이상이니 고등학생 이상의 자식을 데리고 있는 부모님들은 동반 관람을 해도 괜찮을 듯 합니다. 보고나서는 자식에게 한마디 해줍시다. "니 잘못하면 국물도 없다"라고.(뭐 물론 농담 ㅎㅎ)


도범역의 강성진. 김상진 감독 영화의 단골.

사실 기대만큼 재밌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기대를 충족시켜준 영화입니다. 심심하신 분은 거침없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심심타파는 장담하는 영화입니다.


안재도 역의 박상면. 박상면은 <상사부일체>도 나오고 바쁘네.

추석특집영화 개봉시즌에 개봉하면서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합니다. 후에 <상사부일체>가 개봉했지만 약발 다된 <뭐시기일체>시리즈는 시원찬은 반응을 보였죠. 안봐도 비디오인 <상사부일체>는 제끼세요.ㅎㅎ(그렇습니다 저 안티입니다. ㅎㅎ) 예고편만 봐도 내용 다아는 그런 개그 스타일도 전편들이랑 완전 똑같았습니다.

뭐 어쨌든 심심하면 보도록하세요. 심심타파만큼은 보장합니다. 심심타파 안되면.......................말구.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