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혼자 갈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SK는 파트너들과 함께 최고 효율의 AI 생태계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인프라의 병목현상을 해소할 해법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확대’, ‘AI 인프라 고도화’, ‘AI 기반 자동화 도입’을 제시했다. AI의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가 내세운 키워드는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다.
최 회장은 AI 수요 급증의 근거로 ▲추론 기능 강화 ▲기업 간 AI 활용 확대 ▲에이전트의 실용화 ▲국가 단위 소버린 AI 경쟁 본격화를 언급했다. 특히 “AI가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검증하는 단계로 진입하며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B2B AI 시장은 비용보다 생존을 우선시하며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국가가 직접 투자에 나서며 시장의 규모와 속도 모두 예측 불가능한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반도체 병목… “청주·용인 클러스터로 증산 대응”
AI 연산 수요가 늘면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건 반도체 공급이다. 최 회장은 “AI 칩은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반도체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OpenAI가 초대형 AI 인프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필요한 HBM을 월 90만 장 요청한 것처럼 시장은 공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내년 청주 M15X 팹 본격 가동에 이어 2027년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증설을 진행한다. 그는 “용인의 4개 팹이 완공되면 M15X 기준 24개 분량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대규모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강조했다. 고용량, 고효율 낸드플래시 기반 제품 개발도 보완책으로 제시됐다.
AI 칩과 메모리 성능을 극대화할 인프라 확보 역시 과제다.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와 전력, 에너지까지 통합해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구로 ‘해인’ AI 클러스터, 울산 AI 데이터센터, OpenAI와 협력 중인 서남권 프로젝트 등을 언급했다.
● AI로 AI 문제 해결… 전 공정 자동화가 목표
최 회장은 “AI 문제는 AI로 푼다”며 자체 생산 시스템에 AI 자동화를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GPU와 디지털 트윈 설루션을 활용해 메모리 생산공정을 가상화하고 있다. 그는 “AI 팩토리를 통해 완전한 자율생산 체계를 갖춰나갈 것”이라며 제조공정 혁신 구상을 밝혔다.
실제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도 적극 도입한다. SK텔레콤의 ‘에이닷 비즈’는 AI를 내부에서 먼저 활용한 뒤 외부 고객에게도 제공하는 대표 사례다. 최 회장은 “AI 격차 해소를 위해선 누구나 효율적인 도구를 쓰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마존의 앤디 제시 CEO, OpenAI 샘 올트먼 CEO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와의 협력 중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제시 CEO는 “SK는 AWS의 AI 솔루션 확장에 핵심 파트너”라고 밝혔고, 올트먼 CEO는 “지속적인 AI 비서 활용을 위해선 SK와 같은 파트너십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AI 인프라 역량,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AI 컴퓨팅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 방향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팀 코스타 총괄은 ‘AI 슈퍼컴퓨팅 기반 반도체 설계’ 주제 강연을 통해 제조 AI 구현 로드맵을 공유했고, 카카오 정신아 대표는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위한 AI 에이전트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SK 관계자는 “SK AI 서밋은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글로벌 교류의 중심 무대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반도체, 인프라, 모델 분야에서 ‘AI 3대 강국’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작성시간: 2025-11-04 07:4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