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유산 갈등…강남 90대 노모 사망 사건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강남의 수백억 자산가 가족 사이 벌어진 사망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로 일하며, 고위공직자였던 남편과 함께 수백억 자산을 일궜던 94세 윤명순(가명) 씨. 작고한 남편은 삼형제에게 각각 백억대 빌딩 지분과 토지를 물려줬고, 윤명순 씨도 강남의 빌라 5세대와 다가구 주택까지 소유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4월 8일, 90대라고 하기엔 정정했던 윤 씨가 집에서 위급한 상태로 발견됐다. 셋째 아들 부부가 오전 10시경 어머니의 예방 접종을 위해 방문했을 때, 침대 위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던 것. 이마엔 커다란 혹이, 양팔엔 시퍼런 멍이 있었다.
셋째 며느리는 “두 아주버님이 앉아 계셨다. 당황해서 엉거주춤 일어나더라”고 증언했다. 셋째 아들 부부가 들어왔을 때, 큰형과 작은형이 집 안에 있었다고. 집이 헝클어져 있고 어머니가 토를 한 채 의식이 없어 보였지만, 병원에 모시고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는 두 형. 119 신고가 이루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어머니는 그날 자정 무렵 사망했다.
사인은 외상성 뇌경막하출혈. 머리에 충격을 받아 출혈과 손상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전날 저녁 8시경 두 형이 어머니 집을 찾아왔다고 한다. 막내아들은 어머니의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은 형들이 어머니를 폭행했다고 의심했다. 그는 “어머니가 소유하시던 토지를 제 가족들 명의로 사전 증여를 해주셨는데, 두 형들이 이를 알고 어머니께 찾아와 항의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100억이 넘는 재산이 있었던 어머니는 4년 전, 부동산의 일부를 막내아들 가족에게 사전 증여했다. 지난해 이를 알게 된 형들이 어머니에게 찾아와 문제를 제기했다. 그날도 증여 문제를 거론하며 찾아와 다툼이 있었다는 게 막냇동생의 주장이다.
하지만 두 형은 어머니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치매가 있던 어머니가 화를 내며 자해해 상처가 생겼고, 복용하던 약 때문에 멍도 쉽게 생겼다는 주장이다. 14시간 동안 노모의 집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번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5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사작성시간: 2025-10-24 09:5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