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립대병원에서 내구연한을 훌쩍 넘긴 핵심 의료장비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갑)이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본원·분원 기준)에서 운영 중인 MRI, 혈액투석기, 신생아보육기(ICS), 심혈관조영기 등 4대 주요 의료장비 가운데 15년 이상 된 장비는 총 120대에 달했다.
병원별로는 부산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이 각각 27대, 충북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이 각각 21대, 경상국립대병원이 13대 등으로 확인됐다. 이 중 20년 이상 된 장비도 7대로, 충남대병원 3대, 부산대병원 2대, 강원대병원 1대, 경상국립대병원 1대에서 사용 중이다. 게다가 충남대병원은 25년 이상 된 혈액투석기 1대를 여전히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물품관리법’ 제16조의2 및 조달청 고시에 따르면 MRI, 혈액투석기, 신생아보육기 등의 내구연한은 8년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일부 장비는 해당 기준을 3배 이상 초과해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기가 내구연한을 초과했다고 해서 즉각 폐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후화가 심화되면 오작동 위험이 커져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정복 의원은 “공공의료의 중추기관인 국립대병원이 내구연한을 초과한 의료기기를 계속 운영하는 것은 국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와 교육부는 교체 예산을 조속히 확충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09-19 09:58: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