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리며, ‘어쩔수가없다’도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어쩔수가없다’는 최근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국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은 바 있다.
관객의 환호에 힙입어 ‘어쩔수가없다’가 캐릭터들의 다채로운 조합을 공개하며 특별한 재미를 예고했다. 영화는 삶에 만족하며 살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한 뒤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평범한 가장의 실직이라는 현실적인 소재가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만수의 앞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인물은 잘나가는 제지 회사 ‘문 제지’의 반장 선출(박희순)이다. SNS 속 선출의 삶은 모든 걸 갖춘 듯해 만수의 질투와 선망을 동시에 자극한다. 마초적 호쾌함 뒤에 섬세함을 지닌 선출은 언제든 돌변할 수 있는 변화무쌍한 태도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박찬욱 감독은 선출을 두고 “만수가 감추고 있는 거친 면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궁금증을 키웠다.
만수의 잠재적 경쟁자 범모(이성민)와 시조(차승원) 역시 극의 중요한 축이다. 범모는 평생을 제지 업계에 몸담았지만 해고 이후 술에 의존하며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던 중 새로운 구인 공고를 계기로 만수와 얽히게 된다. 시조는 제지 공장에서 해고된 뒤 구두 가게 매니저로 일하며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하지만, 같은 아픔을 지닌 만수와 만나며 긴장감을 더한다. 감독은 범모에 대해 “감정이 풍부하고 다혈질적인 아날로그형 인물”, 시조에 대해선 “만수의 부드러운 면을 드러내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각기 다른 상황과 성격을 지닌 인물들의 시너지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호연, 드라마틱한 전개, 아름다운 미장센과 견고한 연출, 블랙 코미디적 색채까지 더해진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24일 극장 개봉한다.
기사등록시간: 2025-09-17 08:4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