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정점 임의 변경, 서열명부 재작성 등 반복적 행위…공정성·신뢰성 훼손
천안시가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를 조작하는 등 인사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지난 10일 공개한 감사에서 천안시가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상반기 근무성적평정 과정에서 근무성적평정위원회(이하 근평위원회)의 결정 내용을 임의로 변경하고,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재작성하는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동일 사안으로 징계 요구를 받았던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위법행위가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에 따르면 천안시 A국 B과 소속 K 팀장과 L 주무관은 당시 평정자료 입력 및 정리 과정에서 근평위원회가 확정한 순위와 평정점을 무단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서열명부를 다시 작성한 뒤 기존 자료는 파기했다. 특히, 국장 J의 지시로 특정 부서를 우대하기 위해 특정 직원의 순위를 상향 조정하거나, 자신의 실수를 숨기기 위해 임의로 평정점을 조정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같은 조작은 실질적으로 근평위원회의 심의·결정 권한을 침해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승진 대상자 선발에도 영향을 미쳐 공무원 인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훼손했다. 실제로 당시 승진후보자였던 A국 B과 소속 직원 X는 원래 순위로는 승진 대상에 포함됐지만, 평정점이 조작되면서 승진 기회를 박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감사원은 “천안시가 2020년 이후 총 14회의 5급 승진 인사에서 승진임용 순위 명부를 한 차례도 작성하지 않았다”며, “후순위자를 먼저 승진 교육에 참여시켜 조기 승진시키는 방식으로 인사를 처리해온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예를 들어, 2022년 6월 27일 승진후보자 명부에서 14위였던 Z는 앞선 순위인 AR, AS보다 먼저 교육을 받아 조기 승진했다.
감사원은 “근평위원회의 결정 내용을 임의로 변경하고, 관련 자료를 변조하는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며, 공직사회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천안시장에게 관련자들인 K와 L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제72조에 따라 징계처분(정직)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충남｜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07-15 23: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