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판 2면][SD 용인 라이브]개인기량과 전술 모두에서 패한 한일전](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5/07/15/132008084.1.jpg)
기대를 모았던 한일전에서 ‘홍명보호’ 자체의 색깔도, 상대를 막는 힘도 보여주지 못했다. 1년도 남지 않은 2026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축구국가대표팀을 향한 물음표만 커졌다.
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졌다. 앞서 중국(3-0), 홍콩(2-0)을 꺾으며 상승세를 탔지만, 결정적인 일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2승1패(승점 6)를 기록하며 2위로 대회를 마쳤고, 일본은 3전승(승점 9)으로 2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패배보다 뼈아픈 것은 경기 내용이었다. 대표팀은 ‘확실한 팀 컬러’를 보여주지 못한 채 90분 내내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8분 일본 공격수 저메인 료(산프레체 히로시마)에게 허무하게 내준 선제골은 경기 전체 흐름을 결정지었다. 이후에도 뚜렷한 반격은 없었다. 측면 수비는 일본의 빠른 전개에 흔들렸고, 전방압박에도 번번이 빌드업이 막혔다. 개인기량에서도, 조직 전술에서도 일본에 밀렸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은 뒤 “이제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이날 한일전은 그 과정이 여전히 미완성임을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6승4무의 무패행진으로 본선행을 확정한 대표팀은 이날 홍 감독 체제 후 첫 패배를 당하며 불안 요소를 노출했다.
반면 일본은 흔들림이 없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대회 전부터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일본은 홍콩전(6-1), 중국전(2-0), 한국전(1-0)까지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지배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이라는 뚜렷한 전술적 무기로 경기를 풀어갔고, 한국은 이를 제어하지 못했다.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상대의 강점을 제어하거나’라는 축구의 기본 명제를 어느 쪽에서도 충족하지 못했다. 홍 감독이 대회 전 강조했던 “E-1 챔피언십은 월드컵을 향한 준비 과정”이라는 말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가뜩이나 매끄럽지 않았던 홍 감독의 선임과정과 팬들의 불신과 의심은 이날로 더욱 커졌다. 무엇보다 지금의 대표팀이 과연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묵직한 질문이 남았다.
용인｜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07-15 21:25: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