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추진한 ‘침출수매립시설 환원정화설비 설치공사’와 관련해 계약절차가 부적정했다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제2매립장 부지 내 총사업비 511억 원 규모의 침출수 정화설비 설치공사를 2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두 차례 모두 특정업체인 A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1단계 공사는 2018년 11월 28일, 신기술 적용을 이유로 수의계약이 체결됐고, 2단계 공사는 2022년 12월 27일 하자 책임 구분 곤란 등을 사유로 역시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 과정이 국가계약법령상 ‘공사의 부당 분할’ 및 ‘부적절한 수의계약 사유 적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24일 감사원은 “1단계 공사의 경우 2017년부터 2018년 단일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상태였고, 전체 사업 내용이 이미 확정돼 있었기 때문에 분할 없이 일괄계약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공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8조 및 관련 계약예규상 분할 계약 금지 대상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를 신기술 분야와 토목·건축·기계공사 등으로 나누어 별도로 계약을 체결했다.
조달청과의 시담이 결렬되자 공사는 2018년 11월 신기술 분야 공사만 A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계약예규상 분할계약 예외조항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부터 추진된 2단계 공사는 제2매립장 외곽 16개 블록에 대한 침출수 정화설비 설치를 목표로 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1단계 시공업체였던 A사와의 수의계약을 결정했다.
애초 공사는 특허공법 적용을 이유로 수의계약을 추진했으나, 조달청은 해당 사안이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려했다. 이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사장 주재 회의에서 “시공 연계성” 및 “하자 책임 구분 곤란”을 새로운 수의계약 사유로 들며, 2022년 12월 A사와 다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유의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다.
더욱이 A사는 2022년 11월 25일부터 2023년 2월 24일까지 공공기관 입찰참가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A사가 “유일 시공 가능업체”라는 점을 근거로 수의계약을 강행했다.
감사원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에게 “앞으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상 계약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공종별로 공사를 분할 계약하거나 수의계약 사유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고, ‘전기공사업법’을 위반해 전기공사를 일괄 발주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인천｜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07-06 14:10: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