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철수한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따른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ES사업본부는 앞으로 B2B(기업간 거래)의 핵심으로 육성 중인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환경 변화 따른 리밸런싱”
LG전자는 E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의 제품을 개발, 출시해왔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이 지연되고 가격 중심 경쟁구도가 심화되는 등 사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략적 리밸런싱 차원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는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해 왔다. 2021년 LG전자가 26년 만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 철수에 따라 LG전자는 관련 업무를 수행해 온 구성원 전원을 다른 사업 조직에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담당한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밟는다. 다만, 사업 종료 후 공급처 대상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
ES사업본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앞으로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HVAC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관련 핵심역량을 활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영역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미래 신성장 동력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에 따르면 HVAC 사업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기반 사업인 HVAC의 본질과 고객 특성에 맞춰 독립 사업본부로서 역량을 집중하며 수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HVAC를 B2B의 핵심으로 키우고 있다. 먼저 상업용 공조시스템 분야에선 기후, 건축 방식, 주거 행태 등 특화 솔루션을 앞세워 대규모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투아스 지역에 건설된 축구장 약 9개 크기와 맞먹는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를 공급했다.
LG전자는 또 AI데이터센터 등 산업·발전용은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활용하는 사업기회 확보에 속도를 내고, 가정용 냉난방공조 사업에서도 인공지능(AI) 신제품을 앞세워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사등록시간: 2025-04-22 17: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