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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상중은 지난 2008년부터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을 맡아 역대 최장기 진행자로 이름을 올렸다. /더팩트 DB |
[더팩트｜권혁기 기자] 1990년 5월 1일 시작된 MBC 'PD수첩'은 지난 2005년 11월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이었는데요. 당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실험용 난자매매'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여론은 '국가적 영웅'인 황우석 박사를 비판한 것 자체가 국익에 반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PD수첩'은 광고주들의 광고 계약 취소로 광고 없이 전파를 타기도 했죠.
그해 12월 5일, 황우석 박사의 논문 사진 중 일부가 중복됐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논문 속 DNA 지문 비교가 조작된 가능성이 지적됐습니다. 결국 황우석 교수는 12일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인위적 실수'라며 논문 조작을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윤리강령을 어긴 사실도 드러나 당시 최승호 CP와 한학수 PD 등은 감봉이라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제보자'를 통해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 특성상 때로는 보도 대상 또는 정부의 방송정지 요청으로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PD수첩'보다 2년 늦게 론칭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91년에 개국한 SBS의 최초 다큐멘터리 시사교양 프로그램입니다. 'PD수첩'과 달리 배우 문성근, 박원홍 목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배우 정진영, 박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진행을 맡았습니다. 지난 2008년 3월 1일 방송부터 맡은 배우 김상중이 역대 최장기 진행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6년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그것이 알고 싶다'가 MBC '무한도전'을 넘어 TV화제성 1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 22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편 방송에 따른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방송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이 더욱 빨라진 모양새입니다. 레임덕(lame duck)이란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를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말로, 5년 단임제인 대통령의 경우 임기 말이 되면 어김없이 레임덕이 시작됩니다. 심지어 지난 25일에는 '탄핵' '하야' '박근혜 탄핵'이란 단어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1987년 1월 14일 사망한 민주운동가 박종철 열사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던 박 열사가 잔혹한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경찰의 발표는 궤변과 비도덕성을 상징하는 말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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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죽었는데, 우선 사과하는 게 옳지 않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이취임식과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모습을 교차 편집해 눈길을 끌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
그때와 지금이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하면 무리일까요?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 첫 장면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 이임식으로 시작됩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이임식에서 "경찰의 힘은 국민의 사랑에서 나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장면에서,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사람'을 '국민'이란 단어로 바꿔보죠. 백남기 농민도 국민이니까요.
'국민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 최고 간부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팩트만을 보도하기 위해 갖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경찰이 발표한 살수차 물대포 수압과 동일하게, 거리를 똑같이 하고 실험을 했습니다. 강화유리가 박살나고 약 1.2톤의 벽돌이 순식간에 형태를 잃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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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에 대한 소견과, 동일한 방법으로 실험한 결과를 방송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
학생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백남기 농부 사망 사건이 '병사'라는 진단이 제대로 된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경찰의 발표와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 교수의 사망진단서에 문제가 있음을 명확하게 짚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이었던 월터 크롱카이트(1916.11.4~2009.7.17)는 '정직·성실·믿음·프로정신'을 앵커의 덕목으로 삼았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해, '프로정신'에 입각해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성실'하게 보도함에 따라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줬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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