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샤이니 도쿄돔 접수, 일본 데뷔 4년 만에 온유 종현 태민 키 민호(왼쪽부터)가 눈물을 흘리며 도쿄돔 공연을 이룬 걸 자축하고 있다. /SM 제공 |
'웰컴 투 샤이니월드, 곰방와 도쿄돔'
왜 이제야 그들에게 도쿄돔이 허락된 걸까. 2008년 국내 데뷔 후 4년 만에 일본에서도 성공적으로 활약한 보이그룹 샤이니(온유 태민 종현 키 민호)가 드디어 도쿄돔에 입성했다. 이곳은 아시아 가수라면 누구나 욕심 내는 꿈의 무대. 일본 데뷔 4년 만에 도쿄돔에 오른 다섯 남자는 그동안 모아 둔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5만 명 팬들을 위해 쏟아 냈다.
14일 오후 5시, 일본 도쿄돔에서 'SHINee WORLD 2014 I'm Your Boy Special Edition in TOKYO DOME'이 열렸다. 현장을 가득 메운 5만 명 샤이니월드 팬들은 팔목에 같은 시계를 하나씩 차고 있었는데 이는 원격으로 일괄 작동하는 팔찌형 팬라이트였다. 공연 시작 전부터 이미 도쿄돔은 샤이니를 대표하는 에메랄드빛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
| 샤이니 어서 와, 도쿄돔은 처음이지? 샤이니가 14일 도쿄돔에 첫 입성하자 5만 객석은 샤이니월드로 변했다. /SM 제공 |
약속한 시각,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깃발을 든 댄서 45명이 공연장을 에워쌌다. 그들 사이로 마련된 원형 무대에 익숙한 얼굴 다섯이 등장했다. 팬들의 함성은 이미 최고조에 다다랐고 샤이니는 어느 때보다 위풍당당한 위엄을 뽐내며 무대 아래로 뛰어내렸다. 순식간에 도쿄돔에는 엄청난 아우라로 가득했다.
그렇게 시작된 공연은 단숨에 '에브리바디' '루시퍼' '버닝업' '셜록'으로 이어졌다. 샤이니는 그동안 도쿄돔에 서지 못했던 울분을 토해 내 듯 온 힘을 다해 춤을 추고 노래했다. 이미 공연 초반부터 샤이니의 열정은 대단했다. 팬들 역시 샤이니의 귀환을 반기며 노래 시작과 동시에 전석 기립, 온몸으로 공연을 즐겼다.
 |
| 샤이니월드 반가워요 민호 종현 태민 키 온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가 일본 팬들 5만 명을 사로잡았다. /SM 제공 |
마이크를 잡은 멤버들은 도쿄돔에 입성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태민은 "도쿄돔이 정말 넓네요"라며 감탄했고, 키는 "그냥 넓기만 한 게 아니다"며 "도쿄돔은 샤이니가 목표로 두고 달려온 무대다. 우리가 지금 그곳에 서 있는 거다"고 기뻐했다. 다른 멤버들은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도쿄돔에 설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샤이니 멤버들은 일본 팬들을 위해 모든 대화를 일본어로 이어갔다.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멤버들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 덕에 팬들은 무리없이 그들의 대화를 공감할 수 있었다. 키의 애교 섞인 이야기나 온유의 재치 만점 유머에 함께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 샤이니가 도쿄돔에 왔어요 샤이니가 일본 데뷔 4년 만에 도쿄돔에 올라 팬들에게 멋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SM 제공 |
하지만 샤이니 콘서트의 최고 볼거리는 단연 무대였다.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리플레이)' 순서에서는 대형 스크린에 현재 도쿄돔에 선 멤버들과 함께 데뷔 당시 풋풋했던 영상이 같이 나와 팬들을 두 배로 흐뭇하게 했다. 귀여운 매력으로 누나 팬들을 사로잡았던 샤이니는 이제 남자로 성장해 도쿄를 잡아먹었다.
볼거리는 다양했다. '바운스'에 맞춰 온유는 홀로 탭댄스 공연을 펼쳤고 '히치하이킹'에선 태민이 셔츠 단추를 풀어헤치며 남자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넓은 공연장이라 멤버들의 춤사위는 평소보다 격했지만 얼굴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노래 중간중간 멤버들끼리 웃음을 주고받거나 하이파이브하며 기쁨을 공유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도 많았다. '이블' 때엔 다섯 멤버들이 모두 검정 천으로 눈을 가리고 무대를 꾸몄다. 실수없이 고난도 퍼포먼스를 소화한 샤이니다. '피카소' '천년 계속 옆에 있어' '문 리버 왈츠' 등 일본에서 발표한 노래들은 현지 팬들을 더욱 만족하게 했다. DJ로 변신한 키의 디제잉에 맞춰 '아미고'가 흘러나왔고 패션 모델들의 워킹이 이어졌는데 이는 음악과 패션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였다.
 |
| 샤이니 보고 싶었죠? 태민 민호 종현 키 온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가 도쿄돔에 올라 일본 팬들과 뜻깊은 추억을 남겼다. /SM 제공 |
5인 5색 솔로 무대도 만점이었다. 온유는 태민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일본 내 히트 발라드 '레이니 블루'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며 진심을 다한 노래로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키는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하는 '본 투 샤인'을 홀로 소화했다. 선택받은 한 여성 팬을 유혹하는 다소 파격적인 무대로 섹시미를 대방출했다.
뽀로로 가방을 메고 유치원생 분장을 한 민호는 일본 가수 케라케라의 노래 '케라케라 잔켄'을 팬들과 같이 부르며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종현과 태민은 각각 자신들의 첫 솔로곡인 '데자부'와 '괴도' 무대를 준비했는데 특히 태민은 과감한 노출 퍼포먼스로 현장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일본 팬들의 소중함을 아는 샤이니이기에 결국 눈물이 쏟아졌다. '컬러 오브 시즌'과 '파이어'를 부르던 종현과 키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머지 멤버들의 두 눈에도 이슬이 가득 맺혔다. 그런 샤이니를 보며 팬들도 눈물을 훔쳤다. 기쁨의 눈물과 따뜻한 멜로디가 어우러져 멤버들과 팬들이 합창했고 도쿄돔은 감동의 바다가 됐다.
 |
| 샤이니의 귀여운 매력 샤이니가 일본 각 지역을 의미하는 캐릭터와 공연을 펼치고 있다. /SM 제공 |
공연 말미에도 에너지는 식지 않았다. 이동 무대에 올라탄 샤이니는 '퍼펙트 10' '럭키 스타' '보디 가드' '보이즈 미트 유'를 부르며 객석 멀리에 있는 팬들과도 얼굴을 마주했다. 카리스마를 벗고 친근한 '옆집돌'로 변신해 보는 이들을 '엄마 미소' 짓게 했다. 하트를 발사하는 멤버들 주위로 5만 개 형광 팔찌는 에메랄드빛으로 깜빡거렸다.
'브레이킹 뉴스' '줄리엣' '링딩동' '다운타운 베이비'까지 정해진 공연이 끝났는데도 멤버들은 물론 팬들에겐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파도를 타며 에메랄드 물결을 만들었다. 그래서 멤버들은 앙코르 무대로 '써니 데이 히어로' '드림걸' '321' '다즐링걸'을 준비해 마지막 순간에도 열정을 모두 쏟았다.
이번 콘서트가 더 특별한 건 지난 11일에 일본에서 발표한 신곡 '유어 넘버'와 '러브'의 무대가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러브'는 공연 끝곡에 배치돼 30여 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도쿄돔을 웅장하게 채웠다. 신곡인데도 팬들은 거침없이 노래를 따라 불렀고 무대 위 스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 땡큐 샤이니 샤이니를 위해 5만 명의 팬들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SM 제공 |
그 순간, 팬들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가 공개됐다. 객석에서 일제히 플래카드를 들었는데 그 형상은 'THANK YOU SHINEE'였다. 이를 본 멤버들은 다 같이 울음을 터뜨렸고 오래도록 감격에 겨워 했다.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감동은 컸다. 장관을 보며 다섯 남자는 부둥켜 안고 서로를 다독였다. 팬과 가수, 최고의 호흡이 만든 멋진 장면이었다.
처음 선 도쿄돔이었지만 샤이니는 확실히 영역 표시를 했다. 32곡 4시간 공연. 도쿄돔은 어느새 샤이니월드가 됐다. 멤버들은 즐거워하는 팬들을 오래도록 눈과 가슴 속에 새겨넣었다. 끝곡에서 터진 폭죽처럼 샤이니와 샤이니월드 팬들의 호흡은 빛이 났다. 샤이니의 콘서트는 그 자체로 반짝이는 화이트데이 선물이었다.
[더팩트 │ 도쿄=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인기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