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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340만 돌파.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영화 '300'이 세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외화 역대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영화 스틸 |
'킹스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본 입소문의 힘
하루 중 가장 힘든 선택이 점심 메뉴 고르기라는 직장인들의 우스갯소리가 있다. 밥 한 끼를 해결할 때도 많은 정보 가운데 최상의 것을 선택하는 게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선택의 어려움은 영화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매주 새로운 영화가 쏟아지고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등 수십 개의 영화가 개봉되고 또 사라진다. 과거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지상파 주말 방송에서 추천하는 작품과 기자나 평론가들의 글이 주였다. 하지만 온라인 환경이 발전하고 SNS가 보편화되면서 그 기준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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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박스오피스 1위. 외화 '킹스맨'이 '이미테이션 게임' '조선명탐정: 놉의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영화 포스터 |
여전히 주위 믿을만한 사람들의 추천이나 온·오프 광고가 영화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 영화를 선택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선별하는 작업, 타인에게 내가 가진 의도를 가장 자연스럽고 또 명확하게 전달하는 과정이 모두 SNS 즉, '인터넷 입소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영화를 본 후 감상평을 적거나 주위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행동 역시 SNS에서 가장 즉각적으로 발생한다.
지난달 스크린 최고 흥행작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와 개봉일까지도 영화 팬들에게 관심을 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만 봐도 '인터넷 입소문'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킹스맨'은 감독의 한국에 대한 관심, 영화 '올드보이'에서 영감을 받아 넣은 3분 40초가량의 원테이크 액션 신,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거침없는 스파이 첩보 액션 영화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영화 개봉 사전 마케팅에서 과한 물량을 쏟아붓기보다는 영화가 가진 장점, 이를테면 OST나 주연 배우, 영화를 이끌어 가는 감독의 연출력, 매력적인 세계관과 독특한 시선 등을 관객들에게 어필했다.
이러한 점은 SNS를 타고 빠르게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흥행 성공으로 이어졌다. 영화는 개봉 4주차 만에 340만을 돌파한 것은 물론 '300'(290만 명)이 세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외화 역대 흥행 기록을 9년 만에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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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국내 흥행 실패.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화 포스터 |
초반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인터넷 입소문'에서는 어떤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온라인에서 가장 먼저 사랑받았다. 북미 개봉 당시 '아바타' '트와일라잇'의 첫 주 박스오피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전 세계 56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사실과 '여자들을 위한 포르노' 작품이라는 점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여성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예매율의 70%가 여성 관객이라는 점만 봐도 입소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지난해에도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비긴어게인' 등이 화려한 마케팅 없이 '인터넷 입소문'과 작품성으로 영화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 '쎄시봉'이 엄청난 물량을 쏟아부은 마케팅으로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온라인에서 좋은 평을 받지 못하며 뒷덜미를 잡혔다.
질 좋은 콘텐츠가 빛처럼 빠른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의 확산을 타고 '대박'을 치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작품이 '쪽박'을 차는 일이 빈번해졌다. 디지털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다. SNS는 나와 관계 있는 사람들의 실제 평가와 추천이란 점에서 광고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크다. 실제로 제품과 콘텐츠 광고가 포털 사이트나 방송 등에 그치지 않고 SNS로 이어져 투자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모바일 환경에서 특수를 누린 대표적 영화로 볼 수 있다. 영화 마케팅도 이제는 SNS시대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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