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속 인물들의 이름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이름이나 지명들은 죄다 영어식으로 발음된다. 그리고 관례 상 그 발음을 한국어로 옮길 때도 최대한 간소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길수록 안 좋은 자막의 특성 상 그게 맞을 것 같다. 반면 소설에는 최대한 정확한 발음들이 나오는 듯하다. (전 세계의 저명한 영문학자들을 믿는다면 말이다;)
흐로스가 - 흐로드가르
웰쏘우 - 웨알데오우
베오울프(얘는 왜 베오프라고 안 했는지?;) - 베오울프
위글라프 - 위글라프
그렌델 - 그렌델
물의 마녀 - 물의 여인
운퍼쓰 - 운페르드
케인 - 카인
올라프 - 올라프
혼쇼(?) - 혼드쉐우
우르슐라 - 우르술라
헤롯 궁 - 헤오로트 궁
써놓고 보니 크게 다르진 않다. 민망하다.;
2. 설정
(1) 베오울프의 세계관
소설 속 베오울프는 북유럽 신화관에 따라 용맹하게 죽어서 오딘의 신하가 되길 원하는, 나름대로 꿈(?) 있는 전사다.(그냥 늙어서 죽으면 헬이라는 마녀 밑으로 들어간단다;) 그러나 영화 속 베오울프는 "I Am Beowulf"를 연신 외치는 단순무식형 자뻑 캐릭터. (이것도 나름 매력적이긴 하다!)
(2) 종교 이야기
소설에는 북유럽 신화나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가 직접 등장한다. 원래의 서사시는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베오울프를 하느님의 전령으로, 그렌델을 카인의 후손으로 설명하고 있는 반면(지금 남아 있는 필사본은 어떤 수도승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소설은 시대적인 배경에 기대어 북구 신화의 다신 체계와 기독교의 유일신 체계를 충돌시킨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설정이 암시적으로 나오는 듯하다.
3. 내용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티끌 모아 태산으로 꽤 차이를 보인다.
(1) 흐로스가 왕이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부분
웰쏘우 왕비와의 대화에서 그렌델의 정체가 드러나는데(눈치 못 채는 것도 가능은 하다.) 소설에서는 좀 더 암시적인 표현으로 숨기고 있다.
(2) 그렌델의 꿈, 독백
그렌델은 꿈도 꾸고 달이나 나무와도 대화한다. 영화에서는 모두 생략
(3) 동굴 찾아가는 장면
이 대목은 소설에서 꽤 길다. 베오울프와 위글라프, 운퍼쓰 셋이서 마을 주민에게 길을 묻는데, 마을 주민이 말이 좀 많다. 영화와는 달리 운퍼쓰도 근처까지는 함께 간다.
(4) 지형
소설 속에서 꽤 장황하게 설명된 여러 지형들이 영화 속에서는 단순화되어 눈 덮인 설원, 그리고 나무들, 산 꼭대기의 성 정도로 축약된다. 물론 그 지형들이 다 빠진 것은 아니나 자세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5) 우르술라의 꿈
늑대 펜리르 (북구 신화 속의 거대한 늑대)가 세상을 집어 삼키는 여러 과정들을 꿈으로 꾸는 과정. 영화에서는 베오울프의 꿈만 간략히 나오지만 소설에서는 우르술라 역시 악몽을 꾸고 잠에서 깬 것. 그 바로 뒤에 용이 나타난다.
(6) 노예 카인과 운퍼쓰 아들
이 부분은 사실 상당히 많이 잘린 부분인데, 영화에서 약간 생뚱맞아 보이기도 했던 부분이다. 소설에서 운퍼쓰와 그의 아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베오울프의 날(그렌델 기일)' 참여하려고 준비할 때 도망갔던 노예 카인이 잡혀온다. 황금뿔잔을 가지고서. 그거 가지고 운퍼쓰랑 아들이 다투는데 결국 아들이 이겨서 둘이 같이 어떤 집시 여인을 찾아간다. 집시 여인이 황금뿔잔에 얽힌 계약을 설명해주고, 불똥으로 용의 환영을 보여줘서 경고한다. 그리고 나서야 운퍼쓰가 베오울프 왕을 찾아온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7) 용과의 대화
영화에서 용은 드레이크 수준인데, 말도 못하는 것이 짐승스러워서 언뜻 그렌델보다 열등해보이기도 한다. (전투씬 넘 짧았음;) 소설에서도 말 못하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소설 설정으로는 그나마 황금인간 상태일 때 베오울프랑 많은 대화를 나눈다. 용으로 변신했을 때는 복화술로 대화. 그래서 베오울프와 용이 날아다니고 싸우는 내내 나누던 부자 간의 정담(?)은 영화에서 생략된 셈이다.
(8) 결말 부분
이 부분은,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말하지 않는 게 나을 듯!
4. 결론
벌써 결론이다. ; 사실 뭔가 더 있을 것 같으나 오늘은 여기까지.
영화의 CG나 소설 속의 꼬인 줄거리 모두 일품까지는 아니지만, 그럴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