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맛을 잃어 버릴 쯤 나의 기억은 안주들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져갔다.
하지만, 울컥하고 가슴을 치고 올라 온 홧병은 오래전부터 눌러왔던 그 녀석에대한 염려와 걱정이 누적되어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그 녀석에대한 각별한 나의 애정만큼 비례해 터져 나온 쌍욕은 그 자리에 있던 엉뚱한 녀석들에게 까지 불똥이 튀어 대형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유를 알리 없는 녀석들의 반응은 참담한 표정을 지은 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갑작스런 나의 돌변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나를 걱정하는 녀석들의 표정이 나를 더욱 미안하게 만들고 말았다.
평소 나를 믿고 따라 준 녀석들..
철없이 구는 나의 행동을 받아 주며 걱정하는 녀석들을 보니 그 순간 왜 참지를 못했나 하는 자책감으로 며칠 가슴앓이로 끙끙 앓고 말았다.
다음날까지 이어진 녀석들의 위로 "괜찮아", "이해해", "너 맘 알아" 하는 말들이 더욱 나를 책망하게 만들었다.
나의 오지랖과 애정이 빚어 낸 참사가 지우고 싶은 흑역사로 남게 된 결말이였지만 덕분에 많은 위로를 받았던 위로 받기 좋은 날로 한편 든든한 추억도 덤으로 얻게 되었다.
무수히 많은 추억들..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우리들의 빛나는 우정만큼 추억도 깊어 가듯..
쓰린 아픈 추억도 언젠가는 웃으며 다시 얘기할 수 있겠지..
이젠 나의 오지랖도 접어서 당분간 마음의 금고 안에 보관해야겠다.
하지만 너희를 향한 나의 애정은 그대로 간직한 채 내게 늘 고마운 너희와
함께 걸을 것이다. 영원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