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여름에 있었던 일인데.
만약 그때 동생손을 계속잡고있었다면.
나랑 동생 둘다 지금 이세상사람이 아니겠지하고 생각들때가 문득문득 들어.
미국으로 이민온지 얼마되지 않아 모든게 낮설었던 시기였었는데.
우리가족이 살고있는 아파트에는 작은 수영장있었어.
나는 수영을 못하는것도 있고 어렸을적 물에 빠져죽을뻔한 일이 두번정도 있었기때문에.
평소에 수영장이나물가까이는 안가는 편이였지.
근데 나한테는 나이차이가 정말 많이나는 동생이있었는데.
내 동생이 아마 초등학교 1-2학년이였을꺼야.
그날따라 동생이 물놀이하고 싶다고 보채더라고.
부모님은 가게를하시니까 집에 늦게 돌아오셔서.
항상 내가 보호자처럼 따라다녀야됬는데.
동생이 너무 보채니까 동생이 수영장에서 놀때 나는 지켜나보자하는 생각으로 수영장에 나갔지.
동생이 신나게 노는거보니까 나도 왠지 물속에 들어가고 싶더라고.
그래서 동생이 던져둔 물안경을 쓰고 물에 들어갔어.
얕은곳에서 점점 깊은곳으로 걸어들어갔는데.
내 키가 큰편이 아니니까, 너무 깊어지는 구나 생각이들어서 다시 얕은데로 걸어갈려는데.
누가 당기는거처럼 몸이 깊은데로 쏠리는거야.
순간 당황했는데 다시 중심을 잡고 걸어갈려는데.
물속에서 걷는게 힘든건 아는데 그냥 몸 움직이는거 자체가너무 힘든거있지.
그래서 나가는 쪽 난간을 잡고 점프를 해야겠다 생각으로 점프를했는데.
깊은쪽으로 몸이 확 빨려들어가면서 허우적되기 시작했어.
그날따라 수영장에 나랑 동생이랑만 있고.
사람이 물에빠지면 영화나 드라마같은데서 막 살려달라고 소리지르자나.
소리도 못지를정도로 고통스러운데.
동생도 어리니까 어쩔줄을 모르는거야.
차라리 크게 소리를 치면 누구든 나오자나.
얘가 나 살릴꺼라고 손을 내미는데.
나도 죽기싫으니까 손을 덥썩 잡았지.
솔직히 얘가 작은데 손 잡아봐야 내가 허우적되면 둘다 빠지는거자너.
그때 갑자기 정신이 딱 들었어, 이러다 둘다 죽겠다.
혼자죽을꺼 둘다 죽으면 안된다하고 동생손을 놓으면서 동생을 쳐다봤거등.
쭈그려앉아있는 동생 등뒤에 뭔가가 있는거같았어.
물안경을 끼고있어서 잘 안보였는데 등뒤에 진짜 가까이 뭔가 있었거든.
동생 손 놔버리고선 정신이 좀 드는지 물속을 봤어.
줄이 물 속 수영장 벽쪽으로 달려있더라고.
그순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진심으로 죽을힘을 다해서 그 줄잡고 얕은곳까지 걸어서 나왔어.
물에서 나와서 막 동생이랑 부등껴안고 대성통곡을 했지.
어째든 빠져죽을뻔 했으니까. 그때 영어를 진짜 못했거든.
그래도 위험한건 위험한거자나.
아파트 매니져한테 가서 내가 물에 빠져서 죽을뻔했으니까.
경고문을 붙여달라고 그랬는데.
그 매니져가 우리가 이사들어오기 전에 누가 빠져죽었다고.
그 이후에 계속 사람이 빠져죽을뻔한적 많다고.
수영장에 찾아보면 벌써 경고가있으니까 알아서 조심하래.
매니져 이야기 듣고나니까.
내가 봤던 동생뒤에 물체가 뭐였을까 생각이드는데.
그때 나는 왜 동생 손을 놔버릴 생각을 할수있었을까?
보통 사람이 죽기싫어서 발버둥치면 그런거 생각할 겨를이 없자나.
막약에 내가 동생손을 계속 잡고있었으면.
동생도 물에 빠졌을테고, 분명 둘다 죽었을텐데.
내가 손을 놔서 실망해서 관둔걸까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해.
[출처] 인스티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