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서 키우는 한우는 줄어들고 있지만, 쇠고기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해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통계청 가축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사육하는 한우는 2012년 293만 마리에서 △2013년 281만 마리 △2014년 267만 마리로 계속 감소했다. 2015년에는 256만 마리로 2012년보다 12.6% 줄었다.
◆한우 수 ↓…쇠고기 소비량 ↑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동안 마릿수 증가, 한미 FTA 등에 따른 한우 파동을 막기 위해 사육 억제 정책을 펼쳤다. 송아지 출산을 줄이기 위해 암소 브랜드화 사업으로 암소 소비를 촉진했고, FTA에 따른 피해 보전으로 한우농가 폐업을 지원했다.
이처럼 한우 수는 줄고 있으나 쇠고기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축산물 소비동향을 보면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량은 2010년 8.8㎏에서 △2011년 10.2㎏ △2012년 9.7㎏ △2013년 10.3㎏ △2014년 10.8㎏으로 증가 추세다.
이에 따라 한우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인다. 평년 가격(2011∼2015년 가격 가운데 최고·최저를 기록한 해를 뺀 3년 평균)이 517만원 정도 하던 큰수소(거세우·600㎏)는 △2014년 539만원 △2015년 656만원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올 3월에는 최고 726만8000원으로 치솟는 등 최고 가격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3월 30일에 681만2000원으로 다소 내렸다. 이는 2014년보다 31.2%, 평년보다는 31.7% 뛴 가격이다. 소비자 가격은 불고기가 2014년 100ｇ당 3563원이었으나 올해 3월 30일에는 4574원으로 28% 상승했고, 등심도 2014년보다 23% 올랐다.
◆한우고기 공급 부족…가격 꾸준히 오를 듯
이는 사육 마릿수 감소에 따라 한우고기 공급이 부족해 값이 계속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우 고급화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2등급 이하 비중은 2013년 38.7%에서 2015년 32.2%로 줄었다. 저지방육 선호도 증가로 지방이 적은 낮은 등급의 값도 크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사육하는 한우 감소로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적정 사육 마릿수에 근접하고 있으나 쇠고기 소비량이 계속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한우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한우의 반값 수준인 수입 쇠고기가 많이 팔리고 있다. 지난해 한우 가격은 전국에 구제역이 기승을 부린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비쌌는데, 올해는 초반부터 가격이 작년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한우가 워낙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고기가 수요를 채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역검사 자료 기준 올해 들어 3월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1∼3월(6만3000t)과 비교해 25.2% 증가한 7만8000t이었다.
◆한우 가격 급등…수입 쇠고기 불티나게 팔린다
소비자들도 수입 쇠고기를 많이 산다. 실제 한 대형마트에서 올해 1월부터 4월 25일까지 수입 쇠고기는 작년 동기대비 매출이 15.6% 증가했지만 한우는 4.7% 줄었다. 작년에도 시세 상승으로 한우 소비가 주춤해도 어느 정도 수요가 뒷받침돼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5% 증가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한우 소매 시장은 매출이 상승 기조였던 작년과 다른 상황"이라며 "한우의 높은 시세가 장기적으로 지속하면서 육류 소비가 가격이 저렴한 대체재인 수입 쇠고기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한우와 수입 쇠고기의 소비자 가격은 차이가 꽤 크다. 지난달 26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100ｇ당 평균 소매가격을 보면 한우 갈비 1등급은 4955원, 호주산 갈비는 한우의 반값 수준인 2253원이다.
식단 육식화로 쇠고기 수요는 증가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2012년 9.7㎏에서 2014년 10.8㎏로 2년새 11.3% 늘었다. 특히 △정육점형 식당 증가 △캠핑 문화 확산 △유통업체 할인 경쟁 등으로 수요가 급증해 한우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한우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5∼6월 한우 사육 마릿수와 쇠고기 공급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한우고기 공급 감소로 5월 한우 1등급 도매가격은 작년 5월(1만4995원)보다 20∼33% 상승한 1만8000∼2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