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캡처] 
유류품 수색하는 경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신발견 한 달, 검거 요원…외국인 범죄 경각심 높아져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산간에서 중국 여성이 피살된 채 발견된 지 13일로 한 달이 된다.
경찰은 제주시 노형동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피해 여성인 A(23)씨의 금융 계좌에서 200만원을 빼가는 용의자 사진을 확보해 신원을 찾고 있다.
사진 속 남성은 흰색 모자를 눌러 쓰고 어두운 계열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얼굴은 목도리 등으로 가렸으며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전화통신 기록을 토대로 한국에 온 뒤 행적을 자세히 알아보며 용의자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지 찾고 있다.
◇ 진척된 수사…용의자 검거는 요원
지난달 13일 서귀포시 야초지에서 무참히 살해된 여성 시신이 발견된 이후 경찰은 이틀 만에 피해자 신원을 확인했다.
시신이 심하게 부패해 있어 육안으로는 찾을 수 없었던 1㎝의 작은 지문이 검시 과정에서 나타났다.
경찰은 실종 신고된 주민들의 지문 대조에 나선 데 이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있는 출입국 기록상의 외국인 지문을 일일이 대조했다.
그 과정에서 이틀 뒤인 15일 밤 출입국 당국을 통해 피해 여성이 중국 장쑤성 출신의 한족인 A씨라는 통보를 받았다.
비교적 빠르게 부패한 시신이 외국인임을 밝혀낸 경찰은 A씨를 안다는 제보자까지 확보, 제주 행적 대부분을 확인했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한국인 남성 B씨가 A씨에게 계속 접근해 왔던 점을 파악했다. 이 남성은 A씨가 제주에서 일하던 주점의 단골이었다.
B씨의 통신 기록에서도 이런 점이 확인되자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18일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한국인 남성에게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이틀 만에 풀어주면서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A씨가 별정 통신사의 휴대전화를 이용, 통신 기록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별정 통신사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일부 회선을 빌려 통신업을 하는 소규모 업체다. A씨와 주변 인물들은 대포폰으로 별정 통신사에 가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A씨가 연락이 끊겨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 지난해 연말이어서 시일이 상당 기간 지나버려 주변에서 단서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 해결의 실낱같은 희망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A씨의 유족에 대한 전화 조사에서 새로운 은행 계좌를 확인, 살피는 과정에서 현금 200만원을 누군가 빼간 것을 알게 됐다.
인출 시점이 A씨가 연락이 끊긴 지난해 연말이어서 중요한 단서가 됐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A씨의 계좌에서 현금을 찾는 용의자의 사진을 확보하게 됐다. 인출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이 남성은 A씨의 직불카드로 두 번에 나눠 돈을 찾아갔다.
흰색 모자를 눌러 쓰고 어두운 계열의 점퍼를 입은 이 남성을 얼굴을 목도리 등으로 가린데다 화질도 좋지 않아 모습을 선명히 알아볼 수 없는 상태다.
주변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은 삭제된 것으로 확인했다.
중국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A씨도 한국에서 이 은행의 금융계좌를 이용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중국인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입국해 연락이 끊기기까지 2개월여간 제주에서 체류하면서 언어 소통이 가능한 중국인을 주로 만나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도내에서 불법 취업을 알선하는 중국인 등 29명을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조사하고 있다. 중국인은 출국 정지, 내국인은 출국 금지했다.
이들 가운데 의심할 만한 4∼5명에 대해서는 은행계좌와 집, 차 등에 대해 10여 차례 압수수색했고 통신 기록을 조회했다.
도내에 체류하는 중국인 등을 만나 사진을 보여주며 아는 사람인지 물어보는 등 탐문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범행 후 제주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그간의 출국 기록과도 대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조할 인원이 워낙 많은 데다 사진이 뚜렷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용의자가 원화로 A씨의 돈을 인출했기 때문에 환전소 등에 대한 조사도 하고 있다.
중국 공안에도 A씨의 계좌와 통화 등에 대해 자세한 내역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 불법체류자·외국인 범죄 증가
불법 체류자인 중국인 여성이 같은 중국인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무사증으로 입국이 가능한 관광도시 제주의 불법 체류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연간 기준으로 2011년 104만5천637명, 2012년 168만1천399명, 2013년 181만2천172명, 2014년 285만9천92명, 2015년 262만4천260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비율은 2013년 기점으로 급증해 2015년에는 85.3％에 달한다.
비자 없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2011년 11만3천825명, 2012년 23만2천929명, 2013년 42만9천221명, 2014년 64만5천301명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62만9천724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도내 외국인 불법체류자 수는 2011년 282명,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천450명, 2015년 4천353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도내 외국인 불법체류자의 급증세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게 된 2013년 이후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관광지로서 제주도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제주의 경제 상황, 취업 여건 등에 대한 정보가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로 널리 퍼지게 됐고, 덩달아 불법 취업을 알선하는 해외 브로커 조직도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작된 무사증 입국제도가 불법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 조직의 '날개'로 악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 내 외국인 불법체류자 적발 건수는 2011년 53명, 2012년 147명, 2013년 172명, 2014년 602명 등으로 4년간 평균 적발률이 29％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제주가 외국인 불법체류와 밀입국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체류자가 늘면서 도내 외국인 범죄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검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자수가 2011년 350명, 2012년 335명, 2013년 457명, 2014년 477명, 2015년 673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범죄의 양상 역시 강도, 마약, 강제추행, 강간, 살인 등으로 흉포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유모(23)씨가 제주시 연동 모 나이트클럽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인 서모(32)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인 장모(30)씨 등이 제주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중국인 A(44)씨를 감금·폭행하고 돈을 뜯어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7일에는 50대 중국인이 흉기를 들고 제주시내 한 가정집에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살인사건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건씩 발생했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산간에서 중국 여성이 피살된 채 발견된 지 13일로 한 달이 된다.
경찰은 제주시 노형동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피해 여성인 A(23)씨의 금융 계좌에서 200만원을 빼가는 용의자 사진을 확보해 신원을 찾고 있다.
사진 속 남성은 흰색 모자를 눌러 쓰고 어두운 계열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얼굴은 목도리 등으로 가렸으며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전화통신 기록을 토대로 한국에 온 뒤 행적을 자세히 알아보며 용의자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지 찾고 있다.
◇ 진척된 수사…용의자 검거는 요원
지난달 13일 서귀포시 야초지에서 무참히 살해된 여성 시신이 발견된 이후 경찰은 이틀 만에 피해자 신원을 확인했다.
시신이 심하게 부패해 있어 육안으로는 찾을 수 없었던 1㎝의 작은 지문이 검시 과정에서 나타났다.
경찰은 실종 신고된 주민들의 지문 대조에 나선 데 이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있는 출입국 기록상의 외국인 지문을 일일이 대조했다.
그 과정에서 이틀 뒤인 15일 밤 출입국 당국을 통해 피해 여성이 중국 장쑤성 출신의 한족인 A씨라는 통보를 받았다.
비교적 빠르게 부패한 시신이 외국인임을 밝혀낸 경찰은 A씨를 안다는 제보자까지 확보, 제주 행적 대부분을 확인했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한국인 남성 B씨가 A씨에게 계속 접근해 왔던 점을 파악했다. 이 남성은 A씨가 제주에서 일하던 주점의 단골이었다.
B씨의 통신 기록에서도 이런 점이 확인되자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18일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한국인 남성에게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이틀 만에 풀어주면서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A씨가 별정 통신사의 휴대전화를 이용, 통신 기록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별정 통신사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일부 회선을 빌려 통신업을 하는 소규모 업체다. A씨와 주변 인물들은 대포폰으로 별정 통신사에 가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A씨가 연락이 끊겨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 지난해 연말이어서 시일이 상당 기간 지나버려 주변에서 단서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 해결의 실낱같은 희망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A씨의 유족에 대한 전화 조사에서 새로운 은행 계좌를 확인, 살피는 과정에서 현금 200만원을 누군가 빼간 것을 알게 됐다.
인출 시점이 A씨가 연락이 끊긴 지난해 연말이어서 중요한 단서가 됐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A씨의 계좌에서 현금을 찾는 용의자의 사진을 확보하게 됐다. 인출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이 남성은 A씨의 직불카드로 두 번에 나눠 돈을 찾아갔다.
흰색 모자를 눌러 쓰고 어두운 계열의 점퍼를 입은 이 남성을 얼굴을 목도리 등으로 가린데다 화질도 좋지 않아 모습을 선명히 알아볼 수 없는 상태다.
주변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은 삭제된 것으로 확인했다.
중국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A씨도 한국에서 이 은행의 금융계좌를 이용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중국인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입국해 연락이 끊기기까지 2개월여간 제주에서 체류하면서 언어 소통이 가능한 중국인을 주로 만나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도내에서 불법 취업을 알선하는 중국인 등 29명을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조사하고 있다. 중국인은 출국 정지, 내국인은 출국 금지했다.
이들 가운데 의심할 만한 4∼5명에 대해서는 은행계좌와 집, 차 등에 대해 10여 차례 압수수색했고 통신 기록을 조회했다.
도내에 체류하는 중국인 등을 만나 사진을 보여주며 아는 사람인지 물어보는 등 탐문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범행 후 제주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그간의 출국 기록과도 대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조할 인원이 워낙 많은 데다 사진이 뚜렷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용의자가 원화로 A씨의 돈을 인출했기 때문에 환전소 등에 대한 조사도 하고 있다.
중국 공안에도 A씨의 계좌와 통화 등에 대해 자세한 내역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 불법체류자·외국인 범죄 증가
불법 체류자인 중국인 여성이 같은 중국인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무사증으로 입국이 가능한 관광도시 제주의 불법 체류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연간 기준으로 2011년 104만5천637명, 2012년 168만1천399명, 2013년 181만2천172명, 2014년 285만9천92명, 2015년 262만4천260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비율은 2013년 기점으로 급증해 2015년에는 85.3％에 달한다.
비자 없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2011년 11만3천825명, 2012년 23만2천929명, 2013년 42만9천221명, 2014년 64만5천301명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62만9천724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도내 외국인 불법체류자 수는 2011년 282명,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천450명, 2015년 4천353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도내 외국인 불법체류자의 급증세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게 된 2013년 이후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관광지로서 제주도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제주의 경제 상황, 취업 여건 등에 대한 정보가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로 널리 퍼지게 됐고, 덩달아 불법 취업을 알선하는 해외 브로커 조직도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작된 무사증 입국제도가 불법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 조직의 '날개'로 악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 내 외국인 불법체류자 적발 건수는 2011년 53명, 2012년 147명, 2013년 172명, 2014년 602명 등으로 4년간 평균 적발률이 29％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제주가 외국인 불법체류와 밀입국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체류자가 늘면서 도내 외국인 범죄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검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자수가 2011년 350명, 2012년 335명, 2013년 457명, 2014년 477명, 2015년 673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범죄의 양상 역시 강도, 마약, 강제추행, 강간, 살인 등으로 흉포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유모(23)씨가 제주시 연동 모 나이트클럽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인 서모(32)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인 장모(30)씨 등이 제주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중국인 A(44)씨를 감금·폭행하고 돈을 뜯어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7일에는 50대 중국인이 흉기를 들고 제주시내 한 가정집에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살인사건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건씩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