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들을 성추행했던 남성이 성장해 결혼을 앞둔 딸을 또다시 추행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둘째딸 B씨가 잠든 사이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A씨(65)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6세 때부터 아버지 A씨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던 B씨는 2007년 함께 살던 언니, 남동생이 결혼해 분가하며 A씨와 새어머니의 집에서 자신이 결혼하기 전까지만 지내기로 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B씨는 같은 해 8월 3교대 근무를 마치고 오전 8시쯤 퇴근해 집 거실에서 잠들었고, A씨가 자신의 몸을 더듬는 데 놀라 잠에서 깼다.
"형부가 알면 안 된다"는 언니와 "동네 부끄럽다"는 동생의 만류 때문에 망설이던 B씨는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고도 계속되는 고통에 결국 지난 2월 아버지를 고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가 B씨는 물론 언니까지 어린 시절부터 성추행한 사실이 주변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B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5세일 때 A씨가 친할머니의 제삿날 언니를 추행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를 어린 시절부터 상습 성추행했다고 인정하면서도 "(B씨 어머니와 이혼하고) 지금의 아내와 재혼한 1997년 이후로는 그런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친족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B씨가 고소한 시점으로부터 10년 이전인 2004년 2월 이전에 발생한 범죄는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불량하다"며 실형을 선고했지만, A씨는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친딸인 피해자가 결혼을 앞두고 부득이 함께 살게 된 시기를 이용해 추행했다"며 "6세 무렵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까지 지속적으로 강제추행을 당했던 B씨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아울러 "A씨는 B씨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 : 머니투데이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