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은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이후 포상휴가를 즐기던 중 아프리카로 떠났다. 나영석 PD의 치밀한 '납치' 몰래카메라에 이끌려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이하 꽃청춘)' 촬영을 위한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응팔' 멤버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과 함께한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야 정봉이로 보냈던 시간도 저만치 물러나게 됐다.
현재 방영 중인 '꽃청춘'에서 안재홍은 마치 정봉이를 보는 듯 긍정적이고 수더분한 모습을 드러냈다. 정봉 캐릭터가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아직 대중의 뇌리에 '안재홍' 이름 석자보다 '정봉이'가 더 익숙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첫 예능 '꽃청춘'에서 정봉이는 사랑하지만 내려놓고 싶은 짐은 아니었을까.
"감사한 서프라이즈로 합류한 '꽃청춘'이지만 정봉이와 실제 제 모습 사이에서 혼란이 있었어요. 실제 성격은 정봉이만큼 매력적이고 사랑스럽지 않거든요. 제 이름보다 정봉이로 절 아는 분이 많은데 '꽃청춘'에서 제 본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이질감을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래도 여행 10일간 정봉이 연기를 할 수는 없잖아요. 에라 모르겠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온전히 여행 즐기자 했어요. 애초 재밌게 만들 능력도 없고, 그러니 뭔가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예능을 통해 만난 제 모습은 정말 새로웠어요. 나 PD님 덕에 연기와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해봤어요."
"형제들끼리, 그리고 다들 순둥이들이라 조합이 좋았어요. 아무리 잘 맞는 친구들과 여행가도 작은 일로 감정 상하기 쉬운데 함께 10일간 여행하며 서로 배려하면서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잊을 수 없는 추억 여행이었죠. 아프리카 간다는 것도 굉장한 의미인데 좋은 사람을 얻었다는 게 더 큰 의미였어요.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멤버라면 (박)보검이요. 보검이가 와인을 마신 뒤 박수 치면서 노래 부르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 '응팔 때 함께한 장면이 거의 없어서 많은 이야기 나눠보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좋은 동생을 얻었어요."
안재홍은 지난 '꽃청춘'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로부터 '꽃보다' 시리즈 차기 짐꾼으로 지목당한 바 있다. 그는 "예상치 못한 언급에 깜짝 놀랐다"며 당시 기분을 전하며 짐꾼 출연 의향을 밝혔다.
"불러주시면 영광이죠. 사실 그다지 한 일도 없는데 부끄러워요. 보조 드라이버 역할을 했는데 큰 도움은 안 된 것 같아요.(웃음) 사실 여행가서 후회한 일이 있어요. 1종 면허 두 번 떨어지고 나서 2종으로 바꿔 운전 면허를 땄거든요. 클러치 조작이 어렵더라고요. 아프리카에서 1종 면허 소지자 (류)준열이가 멋져 보일 때 '나도 1종 따놓을걸' 후회했죠. 누가 아프리카 갈 줄 알았겠어요.(웃음)"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