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도영(김지수 분)이 가해자인 이유는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어린 시절 철모르는 동생에 대한 질투심과 양부모로 부터 파양당할 거라는 두려움에 사월(이하나 분)을 버린 것. 하지만 이 이면에는 입양한 딸에 대해 무관심해진 엄마 정희(정애리 분)와 철모르는 시절 언니의 상황을 이용한 사월에 의한 피해자로서의 도영 또한 존재한다.
그리고 언니 도영에 의해 졸지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사월은 명백한 피해자이지만, 도영의 입장에서는 가해자이기도 하다. 지난 회 도영이 동우에게 과거 이야기를 고백할 때 밝혀진 바와 같이, 어린 사월은 사랑받지 못하는 언니의 처지를 알고서 역이용한 것. 물론 아무런 생각 없는 철없는 때라고는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도영에게 상처를 주는 가해자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둘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정희로 어린 시절 부족함이 없이 커왔지만 결혼이후 임신이 잘되지 않자 도영을 입양하게 되고, 무슨 복인지 지영(사월)을 어렵게 낳게 된다. 이로 인해 원래 차갑기 그지없는 정희는 도영을 냉대하고 사랑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정희는 도영에 의해 딸을 잃어버린 피해자요, 도영과 사월이 그러한 삶을 살도록 한 원죄를 가진 가해자다.
이렇게 ‘태양의 여자’에서 도영, 사월, 정희 세 여자의 관계는 드라마를 통해 극단적인 형태로 다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네 주변의 평범한 가족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의 관계를 구분 짓고, 이해하며 잘못을 용서하고 살 듯, 극단적인 복수극의 형태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가족의 의미를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23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될 '태양의 여자' 17부에서는 남편이 사월의 존재를 알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희가 사월이 지영임을 알게 되면서 도영은 점점 궁지에 몰릴 예정으로, 김혜은, 장영남, 강지섭 등의 조연들이 드라마의 풍성함을 더해주고 있다.
김미영 기자/www.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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