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80) 나이에 들어서니 _솔새김남식
어느덧 팔십 나이에 들어서고 보니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조차 흐릿하고
앉으면 눈이 감기고 누우면
지나간 세월이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지금껏 살아보니 사는 게 별거 아니더라!
나이 들면 나 편한 대로 사는 게 인생일 것이다.
왜 그렇게 바둥거렸는지
남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 했고
돈 한 푼을 더 벌겠다고 안 해 본 게 없다.
이제는 다 소용이 없다.
돈 있어도 달리 쓸데가 없으니
권력 있으면 뭐 하랴 알아주는 곳 없는데
예전에는 꽤나 멀게만 느꼈던 인생
덧없는 세월 속에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돌아보니 지나온 길이 너무 짧은 것 같아
하지만 다시 살아 본들 무엇하랴!
이제 사랑도 그리움도 희미해져 가는 나이
그 옛날 풋사랑이 문득 떠오른다.
지금 와서 새삼 돌이켜보면
박봉의 빠듯한 살림이었지만 아이들 키우며
생활한 그때가 제일 재밌고 행복했던 것 같다.
어느 봄 날 소풍처럼 잠시 다녀가는 인생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감사하며
아름답게 피날레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