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망이 있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으로
어느 누구에게나
어울릴 수 있는
청바지나 티셔츠 같은
사람이고 싶다
장점이 많아
부러움을 사는 것보다
단점으로 말미암아
충고를 얻을 수 있는
친구를 지닌
그런 사람이고 싶고
해마다 겨울이면
첫눈을 기다리듯
가끔 생각나는 얼굴로
올해도 잊지 않고
연하장을 받는다면
더욱더 좋겠지만
진정 마음속에 남아
필요할 때 주저 없이
전화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세상은 온통
버려야 할 것으로 가득 찬
얼룩진 실개천 같지만
그래도 어디엔가
맑은 시내가 흐르듯
아름답다고 불리고 싶은
욕심 또한 지니고 싶다
그보다는 덜 하겠지만
시원스레 마음을 담그며
고단함을 덜어줄 수 있는
한적한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처럼
그네들 앞에 서고 싶다
언젠가
그가 그랬던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