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의 사랑 이면 어때
곽춘진
문정희 시인의
"겨울을 위한 연가"가 아니라도 좋다
우리끼리의 사랑 이면 어때
한계령 폭설 속에 갇혀 헬기의 구조도 마다한
조금은 고급스런 사랑 이야기
우린 그런게 아니면 어때
영하를 알리는 일기에보
후드 달린 두터운 코튼 패딩 코트 입고
두터워 거북스런 팔짱을 끼고 장갑 낀 손 잠고
눈도 맞고 바람도 맞고
겨울 맞으며 행복 겨워 걷는
우리끼리의 사랑 이면 어때
걷다 걷다 지친 걸음 쯤에 힘이 들거든
잠시 멈춰 서서 상점믜 큰 창에
우리 모습 한번 비춰보며 쉬고
그래도 못 견디게 가슴 시린 추위 일면
따뜻이 손과 속을 녹여주는
길 다방 커피 한잔이면 어때
찬 날씨에 입김 날리고
추위에 언 입 두어번 크게 벌리며
가는 시간 아까우니 우린 이대로
손잡고 마냥 걷자
우리끼리의 사랑법이라 하며 걷자
문정희 시인의
"겨울을 위한 언가"처럼
조금은 고급진 사랑이 아닐 지언정
우리끼리의
가난한 사랑이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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