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심지의 불을 눌러 끄고 / 김별
꿈속에서도 시를 썼고
꿈속에서도 그리워하다
청춘이 다 갔고
이제 백발이 성성합니다.
그 오랜 몹쓸 버릇으로
평생을 한 번도 깊이 잠들지 못해
창을 흔드는 바람의 손짓에도
빗소리에도
더욱 그리운 날엔 달빛에도 잠은 깨어
우두커니 앉아 뜬눈으로 보내곤 하는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살 것이기에
허전함에 잠이 깬 이 밤도
몇 자 안부를 적어
허공에 띄우고는
마음 심지의 불을 눌러 끄고
어둠 속에서 내내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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